1. 개요[편집]
| 더핑 방정식 Duffing equation | |
|---|---|
| 표준형 | ẍ + δẋ + αx + βx³ = γ cos ωt |
| 유래 | G. Duffing (1918), 변동 고유진동수의 강제진동 |
| β > 0 / β < 0 | 경성(hardening) / 연성(softening) 스프링 |
| α < 0, β > 0 | 이중우물 — 문-홈스 진동자 |
| 대표 현상 | 굽은 주파수응답 · 점프 · 이력 |
| 점프의 정체 | 주기해의 안장-마디 분기 |
| 카오스 문턱 | 멜니코프 방법 |
더핑 방정식(Duffing equation)은 복원력에 3차 비선형 항이 붙은 감쇠·강제 진동자를 기술하는 2계 상미분방정식으로, 표준형은
이다. 게오르크 더핑이 1918년 Erzwungene Schwingungen bei veränderlicher Eigenfrequenz에서 다룬 것이 이름의 출처다.1 선형 진동자에서 딱 한 글자 — — 를 더한 것뿐인데, 그 대가로 주파수응답이 옆으로 휘고, 같은 구동 조건에서 진폭이 두 개가 되고, 진동수를 올릴 때와 내릴 때 답이 달라진다. 그리고 파라미터를 조금만 더 밀면 주기배가를 거쳐 카오스가 나온다.
이 식이 비선형 동역학의 표준 실험대가 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거의 모든 복원력이 대칭이면 3차부터 비선형이다 — , 좌굴된 보, 큰 처짐의 판, 자기부상, 조셉슨 접합, MEMS 공진기가 전부 이 꼴로 떨어진다. 둘째, 자율계로 보면 2차원이지만 강제항 때문에 사실상 3차원이라 카오스 이론이 요구하는 최소 차원을 아슬아슬하게 만족한다. 손으로 계산이 되면서 동시에 카오스가 나는 몇 안 되는 계라는 뜻이다.
여기서는 정적 퍼텐셜 구조 → 조화 균형으로 얻는 굽은 주파수응답과 점프 → 주기배가와 카오스 → 이중우물과 호모클리닉 얽힘 순서로 간다. 얽힘 문턱의 적분 계산 자체는 멜니코프 방법이 소스이므로 여기서는 결과만 인용한다.
2. 퍼텐셜 — 계수 부호가 정하는 네 가지 세계[편집]
감쇠와 강제를 끄면 보존계이고 퍼텐셜이 전부를 말해 준다.
| 퍼텐셜 | 별명 | 실물 | ||
|---|---|---|---|---|
| 단일우물, 벽이 가파름 | 경성 스프링 | 인장 케이블, 고무 | ||
| 단일우물, 유한 구간 뒤 붕괴 | 연성 스프링 | 진자, 자기 복원력 | ||
| 이중우물 | 문-홈스 진동자 | 좌굴된 보 | ||
| 뒤집힌 우물 | (탈출 문제) | 전복·좌굴 붕괴 |
경성/연성의 감각은 소진폭 고유진동수로 잡는 것이 빠르다. 진폭 의 자유진동에서 유효 고유진동수는 뒤에 나올 뼈대 곡선
를 따른다. 이면 크게 흔들수록 빨라지고( 응답 곡선이 오른쪽으로 휨), 이면 느려진다( 왼쪽으로 휨). 진자를 크게 흔들면 주기가 길어진다는 사실이 정확히 쪽 얘기다.
이 이 문서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우다. 원점이 안장, 가 중심인 이중우물이고, 원점에 붙은 호모클리닉 궤도가 닫힌 형태로 존재한다. 실물은 양 끝을 눌러 좌굴시킨 탄성 보다. 좌굴된 보는 왼쪽으로 휜 상태와 오른쪽으로 휜 상태 두 개의 안정 평형을 갖고, 곧게 편 상태가 그 사이의 안장이다. 문과 홈스가 1979년에 이 보 밑에 자석 두 개를 놓고 받침을 주기적으로 흔들어 자기탄성 스트레인지 어트랙터를 실험적으로 보인 것이 이 계가 유명해진 계기다.2
3. 조화 균형 — 주파수응답은 왜 휘는가[편집]
정상 주기응답을 구동과 같은 진동수의 순수 사인으로 가정한다. 이것이 조화 균형법(harmonic balance)이다.
대입할 때 핵심은 3차 항의 삼각 항등식 하나다.
3차 비선형은 자기 자신의 진동수로 되돌아오는 성분을 만큼 갖는다. 3차 고조파 를 버리고 와 계수를 각각 맞추면
두 식을 제곱해 더하면 위상 가 사라지고 진폭-진동수 관계만 남는다.
으로 두면 익숙한 선형 공진 곡선이 그대로 나온다. 일 때 달라지는 것은 공진 정점의 자리가 진폭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 하나뿐인데, 이 하나가 곡선을 통째로 옆으로 눕힌다. 괄호 안이 0이 되는 자리 — 즉 감쇠가 없다면 진폭이 발산할 자리 — 가 앞서 말한 뼈대 곡선 이고, 응답 곡선의 정점들은 이 곡선을 따라 미끄러진다.
같은 식은 다중척도법으로도 나온다. 를 모두 으로 두고 의 주공진 근방에서 느린 시간 에 대한 진폭·위상 방정식을 세우면, 그 고정점 조건이 정확히 위 관계식이다. 차이는 다중척도 쪽이 정상해뿐 아니라 과도 거동과 안정성까지 함께 준다는 것이다. 조화 균형은 어느 가지가 안정인지를 스스로 말해 주지 않는다.
4. 점프와 이력[편집]
위 관계식을 , , 로 정리하면 에 대한 3차 방정식이 된다.
3차식이니 해가 하나이거나 셋이다. 셋이 되는 조건은 가 극값을 갖는 것, 즉 이 양의 실근을 갖는 것이고, 판별식을 정리하면 놀랄 만큼 깔끔한 부등식이 떨어진다.
그리고 접힘이 일어나는 진폭은
이다. 이어야 하므로 경성 스프링()에서는 , 즉 쪽 — 선형 고유진동수보다 위에서만 접힌다. 연성이면 정확히 반대다. 세 해 중 가운데 가지는 언제나 불안정(안장형)이고 실험에서 보이지 않는다. 위·아래 두 가지만 관측되며, 그 사이를 오가는 것이 점프 현상(jump phenomenon)이다.
이력의 시나리오는 이렇다. 경성 스프링()에서 구동 진동수를 천천히 올리면, 응답은 오른쪽으로 늘어난 상단 가지를 타고 계속 올라가다가 오른쪽 접힘점 에서 갈 곳이 없어져 아래 가지로 뚝 떨어진다. 반대로 진동수를 내리면 하단 가지를 타고 오다가 왼쪽 접힘점에서 위로 튀어 오른다. 두 점프가 서로 다른 진동수에서 일어나므로 응답 곡선이 이력 고리를 그린다. 같은 에서 계가 어느 진폭에 있는지가 과거 이력에 달려 있다는 뜻이고, 이것이 선형 진동론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사태다.
접힘점의 정체는 **주기해의 안장-마디 분기**다. 푸앵카레 단면(구동 주기 마다 찍기)에서 보면 주기해는 사상의 고정점이고, 접힘점에서 안정 고정점과 안장 고정점이 충돌해 소멸한다. 연속체 역학에서 하중-변위 곡선의 스냅스루(snap-through)와 수학적으로 같은 사건이며, 그래서 수치 연속법의 호길이 연속(arc-length continuation)이 이 곡선을 그리는 표준 도구다. 를 매개변수로 놓고 뉴턴법을 돌리면 접힘점에서 야코비안이 특이해져 반드시 실패하므로, 곡선 위의 호길이를 매개변수로 바꾸는 그 요령이 여기서 필수가 된다. 불안정한 가운데 가지도 이 방법으로만 그릴 수 있다.
주의할 함정이 하나 있다. 조화 균형에서 버린 3차 고조파는 진짜로 무시해도 되는 크기가 아닐 때가 있다. 가 커지면 응답에 성분이 눈에 띄게 섞이고, 1항 근사가 예측한 접힘 위치가 수 % 어긋난다. 항을 몇 개 더 넣은 다조화 균형(HBM)이나 시간영역 시늉법(shooting)으로 검증하는 것이 실무 관행이다.
5. 부조화·초조화 공진[편집]
주공진()만 있는 것이 아니다. 3차 비선형은 진동수를 3배로도, 1/3로도 접어 넣는다.
- 초조화 공진(superharmonic, ). 구동이 느린데 응답에 성분이 크게 실린다. 비선형 항이 에서 를 만들어 고유진동수를 때리기 때문이다.
- 부조화 공진(subharmonic, ). 빠르게 흔드는데 응답이 구동의 1/3 진동수로 나온다. 이쪽은 자명해가 항상 존재하고 유한 진폭 가지가 아임계로 갈라져 나오므로, 문턱을 넘어도 초기조건이 충분히 크지 않으면 발현하지 않는다.
여기에 강성 자체가 주기적으로 흔들리는 경우를 겹치면 마티외-더핑이 되고, 마티외 방정식의 파라메트릭 불안정이 언제 켜지는지를 정하는 반면 더핑 항은 켜진 뒤 진폭이 어디서 멈추는지를 정한다.
6. 카오스로 가는 길[편집]
강제 진폭 를 키우면 주기해가 안정성을 잃는 방식이 하나 더 있다. 푸앵카레 사상의 고유값(플로케 승수)이 을 통과하는 주기배가다. 배가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며 쌓이고, 그 축적률이 파이겐바움 상수 다. 축적점 너머가 카오스다.
가장 유명한 그림이 우에다의 계다. 으로 선형 강성을 아예 없앤
에서 근방의 스트레인지 어트랙터가 **“일본 어트랙터”**로 불린다. 우에다가 1961년 아날로그 컴퓨터에서 이 그림을 처음 본 것은 로렌츠의 논문보다 앞서지만, 발표가 늦어 카오스 발견사에서는 각주로 밀려 있다.3
이중우물 쪽은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에서 강제와 감쇠가 없을 때 존재하던 호모클리닉 궤도가, 섭동이 붙으면 안정·불안정 다양체가 횡단 교차하며 스메일 말굽을 만든다. 그 문턱을 닫힌 형태로 주는 것이 멜니코프 방법이고, 결과는
이다. 유도와 해석은 그 문서에 있다. 읽는 법만 여기서 강조해 두면, 이 문턱은 “카오스가 보이기 시작하는 값”이 아니라 **“두 우물의 흡인 유역 경계가 프랙탈로 얽히기 시작하는 값”**이다. 문턱을 막 넘긴 계에서 실제로 관측되는 것은 대개 지속적 카오스가 아니라 과도 카오스이며, “이 초기조건이 어느 우물에 정착하는가”가 사실상 예측 불가능해지는 것이 첫 증상이다. 좌굴된 보를 흔들었을 때 어느 쪽으로 휘어 멈출지 못 맞히는 그 상황.
7. 수치적으로 다루기[편집]
- 시간 적분. 강성(stiff)이 아니므로 고정 스텝 룽게-쿠타법 4차면 충분하다. 다만 카오스 영역에서는 개별 궤적의 장기 값에 의미가 없다 — 통계량(어트랙터 모양, 랴푸노프 지수, 분포)만 재현된다. 구동 주기당 스텝 수를 으로 잡으면 푸앵카레 표본을 보간 없이 그대로 뽑을 수 있어 편하다.
- 푸앵카레 사상. 에서 를 찍는다. 강제 진동자는 되돌이 시간이 상수라 교차 검출이 필요 없다는 것이 큰 이점이다.
- 분기 그림. 나 를 훑으며 과도구간을 버리고 푸앵카레 점을 세로로 찍으면 주기배가 캐스케이드가 보인다. 다중안정 구간에서는 파라미터를 올리며 훑은 그림과 내리며 훑은 그림이 다르다 — 그게 오류가 아니라 이력 그 자체다. 두 방향을 다 그려야 한다.
- 주파수응답 곡선. 위에서 말한 대로 조화 균형 + 수치 연속법이 정석이다. 시간 적분으로 곡선을 그리려 하면 접힘점에서 궤적이 다른 가지로 뛰어 버려 불안정 가지를 영원히 못 본다.
- 랴푸노프 지수. 변분방정식을 함께 적분하며 그람-슈미트 재직교화를 거는 표준 절차(랴푸노프 지수). 3차원 소산계이므로 지수 합이 로 고정된다는 것이 좋은 검산이다. 카오스 영역의 스펙트럼은 꼴이 되어야 한다.
8. 어디서 실물로 나타나는가[편집]
- 좌굴된 구조물. 압축 하중을 받아 좌굴한 보·판을 진동시키면 이중우물 더핑이 된다. 두 좌굴 형상 사이를 오가는 스냅스루 진동이 피로 수명을 급격히 갉아먹기 때문에, 초음속 항공기의 표피 패널 플러터 문제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 MEMS·NEMS 공진기. 마이크로 캔틸레버는 변위가 두께에 비할 만해지면 곧바로 기하학적 경성 비선형이 뜨고, 주파수응답이 눈에 보이게 휜다. 점프 자체를 문턱형 센서로 쓰는 설계도 있다 — 질량이 얹혀 공진이 조금 밀리면 점프가 일어나 출력이 계단식으로 바뀐다.
- 전기 회로. 철심 인덕터는 자기 포화 때문에 - 관계가 3차 꼴이 되고, 이것이 초기 더핑 연구의 실물 무대였다. 조셉슨 접합의 위상 방정식도 감쇠·강제 진자, 즉 연성 더핑의 사촌이다.
- 해양·차량. 계류된 부유체의 복원력, 비선형 서스펜션의 진행 스프링(progressive spring)이 모두 경성 더핑이다. 파랑 주기가 서서히 변하는 상황에서 점프가 일어나면 응답 진폭이 순간적으로 몇 배로 뛴다.
9. 관련 문서[편집]
- 멜니코프 방법 · 호모클리닉 궤도 · 스메일 말굽 · 흡인 유역
- 마티외 방정식 · 플로케 이론 · 이중 평균법 · 다중척도법 · 조화 균형법
- 안장-마디 분기 · 분기 이론 · 수치 연속법 · 파이겐바움 상수
- 푸앵카레 단면 · 랴푸노프 지수 · 카오스 이론 · 동역학계 · 끌개
- 극한 순환 · 판데르폴 진동자 · 좌굴 · 모드 해석 · 감쇠
- 룽게-쿠타법 · 카피차 진자
10. Footnotes[편집]
-
더핑 본인은 카오스를 본 적이 없다. 그의 책은 손으로 풀 수 있는 근사 주기해와 그 안정성을 다루는 지극히 실용적인 공학서였고, “고유진동수가 진폭에 따라 변한다”는 제목 그대로의 관찰이 핵심이었다. 이 방정식에서 카오스가 나온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 인류는 반세기 가까이 더 걸렸다. ↩
-
Moon, F. C. & Holmes, P. J. (1979). A magnetoelastic strange attractor, J. Sound Vib. 65, 275. 얇은 강철 보 아래 자석 두 개를 놓아 이중우물을 만든 탁상 실험인데, 지금도 카오스 데모 장비로 팔린다. 실험이 이론보다 먼저 신기했던 흔치 않은 사례. ↩
-
우에다 요시스케(Yoshisuke Ueda)가 교토대 대학원생 시절 아날로그 컴퓨터를 밤새 돌리다 본 것이라 “랜덤 천이 현상”이라는 이름으로 보고했는데, 지도교수가 “그건 회로 잡음일 것”이라며 발표를 말렸다는 회고가 유명하다. 그 사이 로렌츠의 1963년 논문이 나왔고, 카오스의 발견자 명단은 그렇게 정해졌다. 교훈: 이상한 결과가 나오면 일단 발표하고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