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벤투리 관 Venturi tube | |
|---|---|
| 이름의 주인 | 조반니 바티스타 벤투리 (1746~1822) |
| 형상 | 수축부 → 목(throat) → 완만한 확대부 |
| 원리 | 연속방정식 + 베르누이 방정식 (차압식 유량 계측) |
| 토출계수 | 0.98 ~ 0.995 (오리피스판 약 0.60) |
| 영구 압력손실 | 차압의 약 10 ~ 20 % |
| 규격 | ISO 5167-4 |
오리피스판은 유량을 재는 대가로 압력을 빼앗아 간다. 벤투리는 빌려 갔다가 거의 다 갚는다.
벤투리 관(Venturi tube)은 관로를 완만하게 좁혔다가 다시 완만하게 넓혀, 목(throat)에서 발생하는 정압 강하를 재어 유량을 산출하는 차압식 유량계이자, 그 압력 강하 자체를 이용하는 각종 장치의 원형이다. 1797년 조반니 바티스타 벤투리가 수축관에서의 압력 저하 현상을 보고했고, 이를 실용적인 유량 계측기로 완성한 것은 1887년 클레멘스 허셜이었다.1
관유동에서 단면이 좁아지면 연속방정식이 속도를 끌어올리고, 베르누이 방정식이 그만큼 정압을 깎는다. 여기까지는 교과서 1장이다. 벤투리 관이 100년 넘게 현역인 이유는 그다음, 넓히는 쪽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있다.
2. 이상 유량식과 지름비[편집]
비압축·비점성·수평 관에서 상류 단면 1과 목 단면 2를 잡으면
두 식에서 을 소거하고 (지름비)을 도입하면 이상 체적유량이 나온다.
분모의 는 흔히 접근속도 계수라 부르는 항으로, 상류 속도가 0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정한다. 가 작을수록(목이 가늘수록) 같은 유량에서 차압이 커져 계측 감도가 좋아지지만, 압력손실과 캐비테이션 위험이 함께 올라간다. 실무 는 대개 0.4~0.75 범위다.2
현실에서는 경계층과 유동 불균일 때문에 실제 유량이 이상값보다 작다. 이 비를 토출계수(discharge coefficient) 로 흡수하고, 기체처럼 밀도가 목에서 변하는 경우 팽창계수 를 곱한다.
여기서 벤투리의 첫 번째 자랑이 나온다. 가 0.98~0.995로 거의 1에 붙는다. 가공한 수축부를 가진 고전형 벤투리 관은 ISO 5167-4에서 0.995, 주조형은 0.984 같은 값을 규격값으로 준다. 반면 오리피스판은 급격한 수축 뒤 축류(vena contracta)가 형성돼 이고, 그 0.6이라는 숫자 자체가 유동 조건에 더 민감하다. 관 레이놀즈수가 대략 이상이면 는 거의 상수로 굳는데, 이 “상수성”이 계측기로서의 신뢰도를 만든다. 물론 규격은 공짜가 아니라서, 상류 직관 길이(엘보·밸브로부터 지름의 수십 배)와 표면조도 조건을 지켜야 규격 를 쓸 수 있다.3
3. 압력 회복 — 확대부가 본체다[편집]
차압식 유량계를 고를 때 진짜 비교 항목은 가 아니라 영구 압력손실(permanent pressure loss)이다. 계측을 위해 만든 차압 중 얼마가 하류에서 되돌아오지 않고 사라지느냐다.
베르누이만 보면 목에서 잃은 정압은 확대부에서 속도가 줄면서 전부 회복돼야 한다. 실제로 회복이 안 되는 이유는 딱 하나, 확대부에서의 유동박리 다. 확대부는 역압력구배 구간이고, 원추각이 크면 경계층이 벽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큰 재순환 영역이 생기고 운동에너지가 난류로 흩어져 버린다.
그래서 벤투리의 확대부는 원추 전각 7~8° 수준으로 길고 완만하게 만든다(ISO 5167-4는 7~15°를 허용하되 좁은 쪽이 손실이 적다). 그 대가로 관 하나가 길고 비싸고 무거워지지만, 얻는 것이 크다.
| 계측기 | 토출계수 | 영구 압력손실 | 설치 길이 · 가격 |
|---|---|---|---|
| 고전형 벤투리 관 | 0.98 ~ 0.995 | 차압의 약 10 ~ 20 % | 길고 비쌈 |
| 노즐형 | 0.96 ~ 0.99 | 차압의 약 30 ~ 60 % | 중간 |
| 오리피스판 | 약 0.60 | 차압의 대부분 | 짧고 쌈 |
차압 측정 자체도 형상 덕을 본다. 고전형 벤투리 관은 상류부와 목 둘레에 여러 개의 압력공을 뚫고 환상실(annular chamber, piezometer ring)로 이어 원주 방향 평균 정압을 뽑는다. 목에서는 유동이 순압력구배로 가속돼 단면 내 속도 분포가 평탄해지므로, 그 지점의 정압이 단면을 잘 대표한다. 오리피스판처럼 축류 위치가 유동 조건에 따라 흔들리는 일이 없다는 것도 가 안정적인 이유 중 하나다.
오리피스판은 확대가 계단식이라 하류에서 자유 제트가 통째로 흩어진다. 즉 오리피스는 압력손실을 대가로 싸고 짧은 것이고, 벤투리는 돈과 길이를 대가로 압력을 아끼는 것이다. 연중무휴로 대유량이 흐르는 상수도 본관이나 발전소 급수관에서는 펌프 전력비가 계측기 가격을 금방 넘어서기 때문에 벤투리가 이긴다.
4. 캐비테이션과 초킹[편집]
목에서 압력이 내려간다는 성질은 액체에서 위험한 방향으로도 작동한다. 목 정압이 유체의 포화증기압 아래로 내려가면 기포가 생기고, 하류에서 압력이 회복될 때 붕괴하면서 소음·진동·벽면 침식을 만든다. 계측기 입장에서는 계측이 아예 망가진다 — 기포가 생기는 순간 유량식의 밀도 가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현상을 일부러 쓰는 물건이 있다. 캐비테이팅 벤투리(cavitating venturi)는 목을 의도적으로 증기압까지 내려 기포층을 형성시킨다. 이렇게 되면 목 압력이 증기압에 고정되므로 유량이
가 되어 하류 압력과 무관해진다.4 상류 압력만 잡아 두면 유량이 고정되는 수동 유량 조절기로, 로켓 추진제 공급계나 원자로 계통에서 밸브 없이 유량을 묶어 두는 데 쓰인다. 기체에서 목이 음속에 도달해 유량이 하류와 무관해지는 초킹과 구조가 완전히 같고, 그쪽 이야기는 라발 노즐이 이어받는다. 실제로 압축성이 커지면 벤투리 관은 “아음속 벤투리 모드”로 작동하는 라발 노즐의 한 운전점에 지나지 않는다.
5. 벤투리 효과의 응용[편집]
- 이젝터 / 인젝터 — 목에 흡입구를 뚫어 저압으로 다른 유체를 빨아들인다. 진공 이젝터, 증기 이젝터, 보일러 급수 인젝터, 물놀이용 벤투리 펌프까지 원리는 하나다.
- 벤투리 스크러버 — 배가스를 목에서 초고속으로 통과시키며 세정액을 미립화해 접촉 면적을 폭발적으로 키운다. 미세먼지 제거 효율이 압력손실과 정직하게 교환된다.
- 카뷰레터 — 흡기 벤투리의 목 저압으로 연료를 빨아올린다. 전자식 연료분사에 밀려났지만, 소형 엔진과 오래된 오토바이에는 여전히 살아 있다.
- 항공기 벤투리 계기 — 진공 펌프 없이 동체 외부 벤투리로 부압을 만들어 자이로 계기를 돌리던 초기 방식.
- 생산 유정 계측 — 다상 흐름에서 마모 부품 없이 견디는 계측기로 여전히 선호된다.
- 벤투리 마스크 / 산소 요법 — 의료용 산소를 목으로 통과시키며 정해진 비율로 실내 공기를 끌어들여 흡입 산소 농도를 정밀하게 고정한다. 유량비가 형상으로 결정되므로 전자장치 없이도 재현성이 나온다.
여담으로, “지붕이 바람에 벗겨지는 건 벤투리 효과 때문”이라는 설명은 절반만 맞다. 그건 좁은 관 안의 연속방정식이 아니라 곡률을 따라 흐르는 외부 유동의 압력 분포 문제라, 벤투리 관의 1차원 논리를 그대로 갖다 붙이면 안 된다.
6. CFD로 볼 때[편집]
- 수축부는 쉽다. 순압력구배(favorable pressure gradient)라 경계층이 얌전하게 붙어 있고 난류 생성도 억제된다. 어지간한 격자와 어지간한 모델로도 목 차압은 잘 맞는다.
- 확대부는 어렵다. 역압력구배 박리 예측은 난류 모델링에 대단히 민감해서, 표준 k-ε은 박리를 늦게 잡아 압력 회복을 낙관적으로 예측하는 경향이 있고 k-ω SST 계열이 대체로 낫다. 영구 압력손실을 CFD로 뽑겠다면 벽면 처리()부터 신경 써야 한다.
- 캐비테이션은 별개 물리다. 증기 생성·붕괴를 다루려면 다상유동 모델(균질 혼합 + 레일리-플레세 기반 질량전달 모델)이 필요하고, 목 압력이 증기압에서 클리핑되는 거동을 재현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 검증이 쉬운 문제라는 점은 큰 장점이다. ISO 규격 형상은 와 손실 계수가 표로 존재하므로, 새 솔버나 새 격자 전략을 시험하는 검증 케이스로 꽤 좋다.
7. 관련 문서[편집]
8.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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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리 본인은 유량계를 만들지 않았다. 그는 수축관에서 압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실험으로 보고했을 뿐이고, 그것을 계측기로 만들어 특허를 낸 사람은 90년 뒤의 미국 기술자 허셜이다. 이름은 발견자가 가져가고 돈은 상용화한 쪽이 가져가는, 공학사에서 대단히 흔한 전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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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측 실무에서는 보다 를 묶은 유량계수(flow coefficient) 를 쓰는 관행도 널리 남아 있다. 논문과 카탈로그가 서로 다른 계수를 같은 기호로 쓰는 바람에 값이 2% 어긋나는 사고가 종종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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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 직관 40D”를 요구했는데 현장에 20D밖에 없어서 그냥 달았다면, 그 순간 규격 는 무효가 되고 유량계는 값비싼 압력손실 장치가 된다. 유량계 오차 대부분은 계측기가 아니라 설치가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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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테이팅 벤투리는 하류 압력이 상류의 대략 80% 이하로 유지되는 동안만 초킹을 유지한다. 그 위로 올라가면 기포층이 사라지며 평범한 벤투리로 돌아가고, 유량이 갑자기 하류 압력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설계 여유를 좁게 잡으면 이 전이가 운전 중에 왔다 갔다 하는 재미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