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등각장론 Conformal Field Theory (CFT) | |
|---|---|
| 대칭 | 등각변환 = 각도를 보존하는 좌표변환 |
| d ≥ 3 등각군 | SO(d+1,1), 차원 (d+1)(d+2)/2 — 유한 |
| d = 2 | 비라소로 대수 — 무한 차원 |
| 핵심 상수 | 중심전하 c |
| 물리적 정체 | 재규격화군 흐름의 고정점 = 임계점 |
| 2D 이징 | c = 1/2 (자유 마요라나 페르미온) |
| 수치적 검산 | 유한크기 스케일링 · 얽힘 엔트로피 기울기 |
임계점에서는 특별한 길이 눈금이 사라진다. 눈금이 없으면 확대·축소가 대칭이 되고, 대칭이 생기면 답이 나온다.
등각장론(conformal field theory, CFT)은 각도를 보존하는 좌표변환, 즉 등각변환 아래에서 불변인 장론이다. 병진·회전·로런츠 변환에 더해 전체 확대(dilatation) 와 특수등각변환까지 대칭으로 갖는 이론이며, 물리적으로는 재규격화군 흐름의 고정점에 놓인 이론이다. 상관길이가 발산해 특별한 길이 눈금이 없어진 지점 — 곧 상전이의 임계점 — 을 기술하는 언어가 이것이다.
1.1. 등각사상과 무엇이 다른가[편집]
이름이 겹쳐서 헷갈리기 쉬운데, 관계는 명확하다.
- 등각사상은 기하·해석학이다. 2차원에서 등각변환 = 도함수가 0이 아닌 정칙함수라는 사실을 이용해 라플라스 방정식이나 포텐셜 유동을 푸는 도구. 주코프스키 변환으로 익형 유동을 푸는 그 이야기.
- 등각장론은 장론이다. 그 변환 아래에서 상관함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공리로 삼아 이론 전체를 구속한다.
연결점이 바로 “2차원 등각변환 = 정칙함수”라는 한 문장이다. 등각사상 문서에서 3차원 이상에는 뫼비우스 변환밖에 없다(리우빌, 1850)고 한 것이 여기서는 ” 등각군은 로 차원 짜리 유한 군”이라는 문장으로 나타난다. 이면 10차원, 등각사상 쪽에서 세었던 그 10이다. 반면 에서는 정칙함수 전체가 후보라 국소 대칭이 무한 차원이 되고, 이 하나의 사고 때문에 2D CFT는 정확히 풀리는 이론들의 동물원이 된다.1
2. 2차원의 특수성 — 비라소로 대수[편집]
복소좌표 를 쓰면 국소 등각변환은 인 임의의 정칙함수다. 무한소 변환 의 생성자를 이라 하면
가 되고, 이것이 무한 차원의 비트 대수다. 양자론으로 오면 여기에 중심 확장이 붙어 비라소로 대수
가 된다. 새로 나타난 상수 가 중심전하(central charge)다. 만 남기면 중심항이 사라지고 뫼비우스 변환의 대수 로 돌아간다 — 즉 전역적으로 잘 정의되는 변환은 여전히 뫼비우스 변환뿐이고, 무한 차원인 것은 국소 대칭이다. 이 구별을 놓치면 등각사상 문서와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중심전하는 여러 얼굴을 갖는다.
- 자유도 세기. 자유 보손 , 자유 마요라나 페르미온 , 자유 디랙 페르미온 . 이론을 겹치면 가 더해진다.
- 등각 변칙. 평평하지 않은 배경에서 로 흔적이 살아난다. 유한 크기 효과가 에 비례하는 뿌리가 여기다.
- 비가역성. 자모로드치코프의 c-정리(1986)는 2D에서 RG 흐름을 따라 가 단조 감소함을 보였다. “RG 흐름은 되돌릴 수 없다”를 정량화한 결과이고, 4D 대응물이 a-정리(코마르고지-슈위머, 2011)다.
3. 1차장, 스케일링 차원, 연산자 곱 전개[편집]
CFT의 관측량은 국소 연산자(장)들이고, 그중 대칭의 최고 무게 상태 노릇을 하는 것이 1차장(primary field)이다. 2D에서 무게 인 1차장은 아래
로 변환한다. 가 스케일링 차원, 가 스핀이다. 1차장에 을 때려서 나오는 것들이 후손장(descendant)이고, 1차장 하나와 그 후손 전체를 묶은 것이 등각족이다. 이론을 안다 = 1차장 목록과 그 차원, 그리고 아래의 계수 를 안다는 뜻이 된다.
대칭이 상관함수를 얼마나 강하게 묶는지가 이 이론의 힘이다.
즉 2점·3점 함수의 함수 형태가 대칭만으로 완전히 결정된다. 모르는 것은 차원 와 상수 뿐. 4점부터는 교차비의 함수가 하나 남지만, 그것도
라는 연산자 곱 전개(OPE)로 3점 데이터에 환원된다. 두 연산자를 가까이 붙이면 다른 연산자들의 합으로 전개된다는 것이고, 이 전개가 수렴한다는 것이 CFT의 결정적 자산이다. 4점 함수를 어느 쌍부터 전개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면 안 된다는 조건(교차 대칭)이 에 무지막지한 제약을 걸고, 이걸 수치로 밀어붙이는 것이 등각 부트스트랩이다.
4. 임계현상과의 대응 — 이징 모형이 c = 1/2인 이유[편집]
여기가 계산물리 쪽 접점이다. 이징 모형을 임계온도 에 놓으면 상관길이가 발산하고 미시 격자 눈금이 무의미해진다. 이 극한에서 남는 것이 CFT이고, 임계지수는 1차장의 스케일링 차원으로 번역된다.
2D에서는 이 대응이 정확히 풀려 있다. 벨라빈-폴랴코프-자모로드치코프(1984)가 분류한 최소 모형은
의 이산적인 중심전하만 허용하며, 1차장의 무게도 카츠 공식으로 유한 개만 나온다. 이 로 2D 이징 보편성 부류, 가 로 삼임계 이징이다. 이징의 1차장은 스핀장 와 에너지장 둘뿐이고 차원이
이다. 여기서 임계지수가 곧바로 떨어진다.
| 지수 | CFT 표현 | 2D 이징 값 |
|---|---|---|
| 1/4 | ||
| 1 | ||
| 1/8 |
온사거가 1944년에 힘으로 뚫어 얻은 값들이 대칭 논증만으로 재생된다. 게다가 최소 모형 목록은 “2D에서 가능한 임계 이론이 무엇인가”에 대한 유한한 답을 주므로, 보편성이라는 개념이 여기서 분류 정리 수준으로 격상된다.
에서는 무한 차원 대칭이 없어서 이런 정확해가 없다. 그 대신 등각 부트스트랩이 교차 대칭을 반정부호 계획법 문제로 바꿔 수치로 푼다. 3D 이징에 대해 엘쇼크 등(2012)이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지금 , 수준의 정밀도를 내며, 몬테카를로나 전개보다 자릿수가 좋다. 부등식 최적화로 물리 상수를 재는 희귀한 사례다.2
5. c 를 수치로 재는 법[편집]
CFT가 계산 쪽에서 실제로 쓰이는 가장 흔한 방식은 이것이다 —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를 뽑아 내가 어떤 임계 이론에 서 있는지 확인하기. 세 가지 표준 루트가 있다.
1. 유한크기 스케일링(바닥에너지). 길이 의 주기적 1차원 양자 사슬에서 바닥상태 에너지 밀도는
로 접근한다(블뢰테-카디-나이팅게일, 애플렉, 1986). 열린 경계면 계수가 로 바뀐다. 을 몇 개 잡아 DMRG나 정확대각화로 를 구하고 에 대해 직선을 맞추면 가 나온다. 함정은 속도 를 따로 알아야 한다는 것 — 보통 최저 여기의 분산 에서 독립적으로 뽑는다. 여기를 대충 하면 가 통째로 어긋난다.
2. 여기 스펙트럼. 같은 원통 기하에서 여기 에너지가
로 스케일링하므로, 갭들의 비를 재면 스케일링 차원 이 직접 읽힌다. 이징 사슬이면 과 이 나와야 한다. 유한크기 스케일링 자체의 일반론은 유한크기 스케일링 및 이징 모형 문서 쪽 이야기다.
3. 얽힘 엔트로피. 임계 사슬을 길이 로 자른 얽힘 엔트로피가
(주기 경계, 열린 경계는 )로 로그 증가한다는 칼라브레제-카디(2004)의 결과가 가장 손쉬운 자다. DMRG는 정준형 특이값에서 를 부산물로 공짜로 뱉으므로, 사슬 하나 풀고 기울기에 3을 곱하면 끝. 유도와 실무 함정(경계 진동, 결합차원 부족으로 인한 인위적 포화)은 얽힘 엔트로피에 정리되어 있다.
세 방법이 서로 다른 를 주면 대개 계산이 아직 임계점에 있지 않거나(파라미터가 살짝 어긋났거나) 결합차원이 모자란 것이다. 는 임계 시뮬레이션의 가장 값싼 위생 검사로 쓰인다 — 이징이면 0.5, 하이젠베르크 사슬이나 자유 보손이면 1, 3상태 포츠면 4/5가 나와야 한다.
6. 그 밖의 얼굴들[편집]
- 끈 이론. 끈의 세계면(worldsheet)이 2차원이고 그 위의 이론이 CFT다. 폴랴코프 작용의 바일 변칙이 사라지려면 가 맞아떨어져야 하고, 그 조건이 보손 끈의 임계차원 26, 초끈의 10을 낳는다. 2D CFT가 이토록 정밀하게 연구된 데는 이쪽 수요가 컸다.
- AdS/CFT. 1997년 말다세나가 제안한 AdS-CFT 대응은 차원 CFT가 차원 반더시터르 공간의 중력 이론과 같은 이론이라고 주장한다. 강결합 게이지 이론 계산이 약결합 중력 계산으로 넘어가는 쌍대성이라, 쿼크-글루온 플라스마의 점성이나 강상관 전자계에 실제로 적용된다. 부분계의 얽힘 엔트로피가 벌크의 최소 곡면 넓이와 같다는 류-다카야나기 공식이 그 사전의 한 항목이다.
- 경계 CFT. 경계 조건을 CFT 언어로 분류하면(카디 상태) 표면 임계지수와 콘도 문제의 고정점이 나온다. 열린 사슬 DMRG 계산에서 경계 항이 왜 그런 꼴로 나오는지가 여기서 설명된다.
- 비평형. 급격한 퀜치 후 얽힘의 선형 성장을 설명하는 준입자 그림도 CFT 계산에서 나왔다. “왜 시간 발전 텐서 네트워크는 짧은 시간만 되는가”의 이론적 근거다.
7. 한계와 오해[편집]
정직하게 정리하자.
- CFT는 임계점에서만 정확하다. 임계점에서 벗어나면 상관길이가 유한해지고 등각 불변성이 깨진다. 근처를 다루려면 관련 연산자로 섭동한 이론(적분가능 변형 등)으로 넘어가야 한다.
- 2D의 정확해는 2D의 사치다. 비라소로의 무한 차원 대칭이 3D에는 없다. 3D CFT에서 얻은 것은 전부 수치이거나 부등식 경계다.
- 는 자유도 ‘개수’가 아니다. 자유 보손 하나가 1, 마요라나 하나가 1/2인 것은 맞지만, 비유니터리 이론에서는 가 음수가 되기도 한다(예: 양-리 특이점 ). ” 를 세는 것”과 “장을 세는 것”은 다른 일이다.
- 그리고 등각사상을 안다고 CFT를 아는 것은 아니다. 반대도 마찬가지고, 다만 2차원에서 둘이 같은 정칙함수 위에 서 있다는 사실만은 계속 유용하다.3
8. 관련 문서[편집]
- 등각사상 · 복소해석 · 라플라스 방정식 · 리 군
- 재규격화군 · 상전이 · 이징 모형 · 유한크기 스케일링
- 얽힘 엔트로피 · 양자 얽힘 · 밀도행렬 · DMRG · 텐서 네트워크
- 양자장론 · 게이지 이론 · AdS-CFT 대응 · 쌍대성 · 뇌터 정리
- 반정부호 계획법 · 몬테카를로 방법 · 전달행렬법 · 프랙탈
9. Footnotes[편집]
-
물리학자가 “2차원은 특별하다”고 말할 때는 대개 이 이야기다. 유체 하는 사람에게는 2차원이 역캐스케이드 때문에 특별하고, 통계물리 하는 사람에게는 코스털리츠-사울레스 전이 때문에 특별하며, 여기서는 등각군이 무한 차원이라 특별하다. 차원 2가 사기 캐릭터인 것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
-
부트스트랩의 초기 그림이 유명하다. 두 스케일링 차원을 축으로 잡고 “이 조합은 교차 대칭과 유니터리성을 동시에 만족할 수 없다”는 영역을 칠해 나가면, 허용 영역에 뾰족한 모서리가 하나 남는다. 그리고 그 모서리에 3D 이징이 앉아 있다. 모형도 안 풀고 격자도 안 깔고 가능한 것을 하나씩 배제해서 답을 찾아낸 셈이라, 처음 본 사람은 대체로 사기당한 기분이 든다고 한다. ↩
-
실제로 2D CFT 계산에서 원통을 평면으로 옮길 때 쓰는 사상이 이다. 이 지수사상 하나가 유한크기 스케일링 공식 전체를 만들어 낸다 — 평면의 상관함수를 알면 원통(=유한 크기 계)의 답이 자동으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항공역학에서 원을 익형으로 바꾸던 그 도구가 여기서는 무한 평면을 유한 사슬로 바꾸는 데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