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르장드르 다항식 Legendre Polynomials | |
|---|---|
| 기호 | Pn(x) |
| 도입 | A.-M. 르장드르, 1780년대 (회전타원체 인력 문제) |
| 구간·가중함수 | [-1, 1], w(x) = 1 |
| 규격화 | Pn(1) = 1 |
| 주요 무대 | 가우스 구적 · 스펙트럴 요소법 · 다중극 전개 |
가중함수가 1이라서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데, 그 “특별할 게 없음”이 곧 물리량을 그대로 적분한다는 뜻이라 결국 제일 많이 쓰인다.
르장드르 다항식 는 구간 위에서 가중함수 에 대해 서로 직교하는 직교다항식 열이다.
가중함수가 상수 1이라는 것이 이 계열의 정체성 전부다. 체비쇼프 다항식은 가중함수 덕에 FFT를 쓸 수 있는 대신 적분에 그 가중치가 따라붙는데, 르장드르는 그런 것이 없어서 내적과 물리적 적분(질량·에너지·유량)이 정확히 일치한다. 유한요소법의 요소 적분, 유한체적법의 플럭스 적분, 불연속 갤러킨법의 모달 기저처럼 “보존량을 정확히 적분해야 하는” 자리에서 르장드르가 표준인 이유다.
르장드르가 1780년대에 회전타원체의 중력 인력을 급수로 펼치다 얻은 것이 시초이고, 오늘날까지도 중력장·전기장의 다중극 전개에 같은 얼굴로 등장한다. 이론적 배경은 직교다항식에 있으니, 여기서는 르장드르 고유의 성질과 그것이 실제 코드 안에서 어디에 앉아 있는지를 본다.
2. 세 가지 정의 — 어느 문을 열어도 같은 방[편집]
같은 물건인데 문헌마다 정의가 다르게 등장한다. 셋 다 동치다.
로드리게스 공식. 가장 짧게 정의를 끝내는 방법.
부분적분을 번 하면 직교성이 즉시 따라 나온다 — 에서 경계항이 전부 죽고 이면 0이 된다.
미분방정식. 물리에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문.
구면좌표계에서 라플라스 방정식을 변수분리하면 극각 부분이 정확히 이 방정식이 되고, 로 두면 구간이 자동으로 나온다. 스텀-리우빌 형태이므로 직교성과 완전성이 정리로 보장된다.
생성함수. 다중극 전개가 여기서 통째로 나온다.
좌변이 두 점 사이 거리의 역수 꼴이라는 점을 눈치챘다면 이미 절반은 안 것이다. 뒤에서 다시 나온다.
3. 3항 점화식과 첫 몇 개[편집]
실제 계산에서 다항식을 만들 때는 로드리게스 공식을 쓰지 않는다. 미분을 번 하는 것도, 계수표를 저장하는 것도 수치적으로 나쁘다. 대신 3항 점화식을 쓴다.
, 에서 출발해 에 안정적으로 올라간다. 처음 몇 개는 다음과 같다.
| 근 | ||
|---|---|---|
| 0 | 없음 | |
| 1 | ||
| 2 | ||
| 3 | ||
| 4 | 4개, 모두 안 | |
| 5 | 5개, 모두 안 |
규격화는 이며, 따라서 이고 구간 안에서는 이다. 이 짝수면 우함수, 홀수면 기함수. 정규직교 기저가 필요하면 으로 재규격화한다.
4. 가우스-르장드르 구적 — n점으로 2n-1차[편집]
르장드르 다항식이 가장 자주 실행되는 코드 경로는 가우스-르장드르 구적이다. 의 근 을 절점으로, 가중치를
로 잡으면
가 차 이하의 모든 다항식에 대해 정확하다. 절점 개와 가중치 개, 합쳐서 자유도 개를 전부 정확도에 쏟아부었을 때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이며, 이보다 더 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1
예를 들어 2점 공식은 절점 , 가중치 로 3차까지 정확하다. 절점 두 개로 심프슨 공식(3점, 3차 정확)과 같은 차수를 낸다. 3점 공식은 절점 , 가중치 로 5차까지 정확하다.
유한요소법에서 강성행렬을 조립할 때 요소마다 도는 적분이 바로 이것이고, 절점 개수는 피적분함수의 다항식 차수를 보고 정한다. 실무에서는 일부러 절점을 덜 쓰는 저감적분(reduced integration)도 흔한데, 정확도를 버리는 대신 굽힘 요소의 전단 잠김(shear locking)을 완화하려는 의도적 선택이다. 대신 영에너지 모드(hourglass)라는 부작용이 따라오니 공짜는 아니다. 절점·가중치를 실제로 구하는 표준 방법은 3항 점화식 계수로 만든 삼중대각 행렬의 고유값 문제를 푸는 골룹-웰시 알고리즘이다.
5. LGL 격자와 스펙트럴 요소법 — 대각 질량행렬의 정체[편집]
가우스-르장드르 절점은 구간 끝 을 포함하지 않는다. 요소끼리 로 이어 붙여야 하는 스펙트럴 요소법에서는 이게 곤란하다. 그래서 양 끝점을 강제로 포함시킨 변형을 쓴다 — 르장드르-가우스-로바토(LGL) 격자다.
개 절점을 쓰는 LGL 격자는 두 점과 의 근 개로 이루어지고, 대응 가중치와 함께
가 차까지 정확하다. 끝점 두 개를 미리 고정해 자유도를 2개 잃었으므로 가우스-르장드르의 보다 정확히 2차 낮다. 이 두 숫자를 헷갈리면 요소 적분이 조용히 부정확해지므로, 구적 규칙을 고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2
그런데 이 “2차 손해”가 오히려 결정적인 이점을 만든다. 차수 의 스펙트럴 요소법은 개 LGL 점을 절점으로 잡고 라그랑주 기저 를 쓰는데, 질량행렬을 같은 LGL 점에서 구적하면
즉 질량행렬이 정확히 대각이 된다. 피적분함수 차수가 이고 LGL 구적의 정확도가 이라 이 구적은 엄밀히는 부정확한데, 그 부정확함이 바로 질량 집중(mass lumping)이며 수렴 차수를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시간 적분에서 이 그냥 나눗셈 하나가 되어, 명시적 시간전진이 선형계 풀이 없이 굴러간다. 지진파 전파 코드(SPECFEM 계열)가 수만 코어로 확장되는 물리적 이유가 이 대각 질량행렬이다.3
6. 불연속 갤러킨의 모달 기저[편집]
불연속 갤러킨법은 요소 간 연속성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절점 기저를 쓸 이유가 없다. 대신 각 요소 위에서 해를 르장드르 다항식으로 직접 전개한다.
직교성 덕분에 질량행렬이 근사 없이 정확히 대각이다.
게다가 계수가 물리적으로 읽힌다. 는 셀 평균(즉 유한체적법의 그 값), 은 기울기, 그 위는 곡률 이상의 고차 구조다. 으로 자르면 DG가 그대로 고두노프 도식이 된다는 사실이 이 기저에서 한눈에 보인다. 충격파 근처에서 진동을 잡는 기울기 제한자(slope limiter)가 이상의 모드를 깎는 방식으로 동작하는 것, -적응이 단순히 을 요소마다 다르게 잡는 것으로 끝나는 것도 이 계층적 구조 덕분이다. WENO 도식류의 재구성과 비교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7. 다중극 전개 — 생성함수의 정체[편집]
위에서 미뤄 둔 생성함수로 돌아가자. 두 점 , 사이의 각을 , 라 하면
생성함수에 , 를 넣은 것뿐이다. 쿨롱·중력 퍼텐셜이 자동으로 (단극), (쌍극), (사중극) … 로 펼쳐진다. 지구 중력장의 편평도를 나타내는 항이 바로 의 대상 조화항이고, 위성 궤도 섭동 계산에서 가장 먼저 넣는 보정이다.
각도가 두 방향의 사잇각이라 그대로는 다루기 불편한데, 덧셈정리
가 이것을 구면조화 함수의 곱으로 분리해 준다(여기 등장하는 의 극각 부분이 버금 르장드르 함수 다). 소스 쪽과 관측 쪽이 분리되는 이 구조가 고속 다중극자법의 전부다 — 멀리 있는 입자 무리의 기여를 계수 몇 개로 압축해 을 으로 끌어내린다. 경계요소법과 분자동역학의 장거리 정전기 계산이 같은 기계를 공유한다.
8. 균등분포의 기저 — 다항식 카오스[편집]
다항식 카오스 전개의 아스키 스킴에서 르장드르가 맡는 자리는 균등분포다. 의 확률밀도가 상수 이므로, 확률측도에 대한 직교성이 르베그 측도에 대한 직교성과 (상수배를 빼면) 같아지기 때문이다.
불확실성 정량화에서 입력 파라미터를 “이 구간 어딘가, 그 이상은 모름”으로 모델링하는 일이 흔하고 — 물성치의 공차, 제조 편차, 문헌마다 다른 계수 — 그럴 때 균등분포가 최대 엔트로피 선택이라 르장드르 기저가 자동으로 따라온다. 계수를 구하는 비침습적 방식에서는 위의 가우스-르장드르 구적이 그대로 재사용되니, 한 문서 안에서 같은 다항식이 두 번 일하는 셈이다.
9. 영점 분포와 런지 현상[편집]
의 근 개는 전부 안에 있고 단순근이며, 의 근과 서로 엇갈린다(교차 성질). 그리고 결정적으로 균등하게 퍼져 있지 않다 — 큰 에서 절점 밀도는
로, 구간 양 끝에 몰린다. 끝 근처 간격이 로 좁아지는 이 분포가 런지 현상을 막는 장치다. 보간 오차가 최선 근사보다 얼마나 나빠지는지를 재는 것이 르베그 상수인데, 등간격 절점에서는 이것이 으로 지수 폭발한다. 반면 르장드르나 체비쇼프처럼 끝에 몰린 절점에서는 얌전히 자란다 — 체비쇼프 점이 , 르장드르 점이 이다.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그래서 고차 방법이 “격자를 어디에 놓을 것인가”를 절대 임의로 정하지 않는다. 스펙트럴 방법·직교 배치법·스펙트럴 요소법이 하나같이 직교다항식의 근이나 극점을 격자로 쓰는 것은 미학이 아니라 안정성 문제다. 격자를 잘못 놓으면 차수를 올릴수록 나빠진다는 것이 고차 수치해석의 첫 교훈이고, 르장드르 절점은 그 교훈에 대한 표준 답안 중 하나다.4
10. 체비쇼프와의 선택 문제[편집]
둘 다 위의 직교다항식이고 절점 분포도 점근적으로 같은데, 실무에서는 이렇게 갈린다.
| 항목 | 르장드르 | 체비쇼프 |
|---|---|---|
| 가중함수 | ||
| 변환 | 전용 알고리즘 필요 | FFT 직결 |
| 적분·보존량 | 물리 적분과 그대로 일치 | 가중치 보정 필요 |
| 최대오차 근사 | 준최적 | 거의 최적 (미니맥스) |
| 주 사용처 | FEM · DG · SEM · 구적 | 스펙트럴 PDE 솔버 · 함수 근사 |
요약하면 적분해야 하면 르장드르, 변환해야 하면 체비쇼프다. 유한요소 계열이 르장드르를 쓰는 것은 약형식이 애초에 적분으로 쓰여 있고 그 적분이 물리적 보존량이기 때문이며, 체비쇼프의 FFT 이점은 요소당 다항식 차수가 10 안팎인 세계에서는 애초에 발휘될 자리가 없다.
11. 관련 문서[편집]
- 직교다항식 · 체비쇼프 다항식 · 보간과 근사
- 수치적분 · 고유값 문제
- 스펙트럴 방법 · 스펙트럴 요소법 · 직교 배치법
- 유한요소법 · 강성행렬 · 갤러킨 방법
- 불연속 갤러킨법 · 고두노프 도식 · WENO 도식
- 다중극 전개 · 고속 다중극자법 · 구면조화 함수
- 다항식 카오스 전개 · 불확실성 정량화
- 힐베르트 공간 · 소볼레프 공간
12. Footnotes[편집]
-
절점 개수를 늘리지 않고 정확도만 더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반례 하나로 끝난다. 를 넣어 보면 차수가 인데 좌변 적분은 양수, 우변 합은 0이다. 자유도 개로 차를 잡는 것은 원리적으로 무리라는 뜻. ↩
-
과 을 헷갈려 요소 적분을 한 차수 낮게 잡으면, 빌드도 통과하고 해도 그럴듯하게 나오는데 수렴 차수만 조용히 떨어진다. 격자를 반으로 줄여도 오차가 기대만큼 안 줄면 구적 규칙부터 의심하는 것이 순서다. 참고로 로바토 격자는 부터 정의되고, 면 절점이 뿐인 사다리꼴 공식( 차 정확)으로 퇴화한다. ↩
-
그래서 스펙트럴 요소법은 “정확도를 위해 부정확한 구적을 일부러 쓴다”는 묘한 문장이 성립하는 드문 방법이다. 엄밀히는 스트랭 보조정리로 구적 오차가 근사 오차에 흡수됨을 보이는 것이고, 무작정 대충 적분해도 된다는 뜻은 당연히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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룽게가 1901년에 로 이 현상을 보인 뒤, 등간격 고차 보간은 교과서에서 반면교사 자리로 밀려났다. 재밌는 것은 이 함수 자체는 에서 완벽하게 매끄럽다는 점이다 — 문제는 함수가 아니라 절점이었다. 실축이 아니라 복소평면에서 극점 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보면 전부 설명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