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역학 마지막 수정: 2026-07-20 04:13:51

1. 개요[편집]

점성
Viscosity
정의변형에 저항하는 유체의 내부 마찰
동점성 계수$\mu$ [Pa·s]
운동점성 계수$\nu = \mu/\rho$ [m²/s]
관련 무차원수레이놀즈수 $Re$
지배 방정식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꿀이 천천히 흐르는 이유이자, 유체역학이 안 풀리는 이유.

점성(viscosity)은 유체가 변형(전단)에 저항하며 나타내는 내부 마찰 성질이다. 인접한 두 유체층이 서로 다른 속도로 미끄러질 때, 그 사이에는 상대 운동을 방해하는 전단 응력이 생긴다. 이 응력의 크기를 결정하는 물성치가 점성이며, 유체를 “흐르기 싫어하는 정도”로 서열화한다. 물은 점성이 낮아 잘 흐르고, 꿀이나 타르는 점성이 높아 굼뜨게 흐른다.

점성은 유체역학에서 애증의 대상이다. 점성이 있어 경계층이 생기고 물체가 항력을 받으며, 동시에 점성 항(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μ2u\mu \nabla^2 \mathbf{u})이 방정식을 2차 미분 방정식으로 만들어 수치해석을 까다롭게 한다. “점성만 없으면 유체역학이 쉬울 텐데”라는 푸념은 포텐셜 유동 이론이 실제 항력을 0으로 예측하는 달랑베르의 역설에서 이미 결판났다 — 점성 없는 유체는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1

2. 뉴턴의 점성 법칙[편집]

가장 단순한 유체 모델은 전단 응력 τ\tau가 속도 구배 du/dydu/dy에 정비례한다고 본다.

τ=μdudy\tau = \mu \frac{du}{dy}

비례상수 μ\mu동점성 계수(dynamic viscosity)이고, 이 관계를 만족하는 유체를 뉴턴 유체(Newtonian fluid)라 부른다. 물·공기·대부분의 기체와 저분자 액체가 여기 속한다. 이 선형 관계 덕분에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점성 항이 깔끔한 라플라시안 형태로 정리되며, 유체역학 교과서의 절대다수가 뉴턴 유체를 전제로 쓰여 있다.

밀도로 나눈 ν=μ/ρ\nu = \mu/\rho운동점성 계수(kinematic viscosity)로, 운동량이 확산되는 속도를 나타낸다. 흥미롭게도 공기의 운동점성 계수가 물보다 약 15배 크다 — 밀도가 훨씬 작기 때문이다. 그래서 “끈적함”의 직관과 달리, 운동량 확산이라는 관점에서는 공기가 물보다 점성적이다.

3. 온도 의존성[편집]

점성은 온도에 강하게 의존하는데, 그 방향이 액체와 기체에서 정반대라는 점이 재미있다.

  • 액체: 온도가 오르면 점성이 감소한다. 분자 간 결합이 느슨해지기 때문이다. 뜨거운 꿀이 훨씬 잘 흐르는 이유이자, 엔진 오일에 점도지수 향상제를 넣는 이유다.
  • 기체: 온도가 오르면 점성이 증가한다. 분자 운동이 활발해져 층 사이 운동량 교환이 늘기 때문이다. 이 거동은 서덜랜드(Sutherland) 법칙으로 근사되며, 고온 압축성 유동 해석에서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이 반대 부호는 우연이 아니라 점성의 미시적 기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액체는 분자 간 인력이, 기체는 분자의 열운동에 의한 운동량 수송이 점성을 만든다.

4. 레이놀즈수 — 점성의 상대적 지위[편집]

점성의 절대값보다 공학에서 더 중요한 것은 관성력 대비 점성력의 비, 즉 레이놀즈수다.

Re=ρuLμ=uLνRe = \frac{\rho u L}{\mu} = \frac{u L}{\nu}

ReRe가 작으면 점성이 유동을 지배해 매끄러운 층류가 되고, 크면 관성이 이겨 난류로 천이한다. 같은 물이라도 실개천에서는 층류처럼, 강에서는 난류처럼 구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무차원수 중에서도 레이놀즈수가 유체역학의 왕으로 불리는 것은, 점성이라는 물성이 유동 스케일과 만나 비로소 “이 흐름이 얌전할지 사나울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2

Re1Re \ll 1인 극단에서는 관성을 통째로 무시할 수 있어 방정식이 선형화되는데, 이 영역이 스토크스 유동이다. 미생물의 헤엄, 미세유체 소자, 윤활막 유동이 모두 이 점성 지배 세계에 산다.

5. 비뉴턴 유체[편집]

현실에는 뉴턴의 법칙을 우습게 무시하는 유체가 널려 있다. 비뉴턴 유체(non-Newtonian fluid)는 점성이 전단 속도에 따라 변하는 유체다.

  • 전단 담화(shear-thinning): 빠르게 저을수록 묽어진다. 케첩, 페인트, 혈액이 대표적.
  • 전단 농화(shear-thickening): 빠르게 칠수록 뻣뻣해진다. 물+옥수수전분(우블렉)이 유명한 예로, 세게 치면 고체처럼 반응한다.
  • 점탄성(viscoelastic): 점성과 탄성을 동시에 지녀 흐르면서도 튀어오른다. 자세한 거동은 점탄성 문서 참고.

비뉴턴 유체를 전산유체역학으로 다루려면 점성이 국소 전단율의 함수가 되므로, 방정식이 비선형성을 하나 더 짊어진다. 고분자 가공, 식품, 화장품, 생체 유동 해석에서 피할 수 없는 골칫거리다.

6. 수치해석에서의 점성[편집]

CFD에서 점성은 이중의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물리적 점성으로, 경계층을 해상하려면 벽 근처에 격자를 촘촘히 깔아야 한다. 다른 하나는 악명 높은 수치 점성(numerical viscosity)으로, 이산화 도식이 원치 않게 만들어내는 인공 확산이다. 상류 차분 같은 저차 도식은 안정적인 대신 실제보다 유동을 뭉개는 수치 점성을 얹어, 날카로운 구배를 흐릿하게 만든다. 이 인공 점성과 물리 점성을 구분하는 것이 검증(검증 및 확인)의 핵심 과제이며, 자세한 메커니즘은 수치 소산과 분산 문서가 다룬다.3 격자가 성기면 물리 점성이 수치 점성에 파묻혀 “레이놀즈수를 아무리 키워도 난류가 안 나오는” 현상이 벌어진다.

7. 관련 문서[편집]

8. Footnotes[편집]

  1. 달랑베르의 역설(1752): 점성 없는 유체 속을 등속으로 지나는 물체는 항력을 받지 않는다는 이론적 결론. 새가 날고 배가 물살을 가르는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이 역설은 150년 넘게 유체역학의 골칫거리였다가, 프란틀의 경계층 이론(1904)이 “점성은 벽 근처 얇은 층에만 몰려 있지만, 그 층이 모든 걸 바꾼다”고 밝히며 풀렸다.

  2. 점성 계수 자체는 물성표에서 찾아오는 상수지만, 레이놀즈수는 그 물성이 특정 유동을 만나 갖는 “지위”를 말한다. 같은 점성이라도 초대형 유조선 주위에서는 하찮고, 모래알 주위에서는 절대적이다.

  3. 수치 점성이 늘 악당인 건 아니다. 충격파 근처에서는 적당한 인공 점성이 오히려 진동을 잡아주는 안정제 역할을 한다. 문제는 그 양을 물리 점성과 헷갈릴 때 생긴다. “내가 본 게 경계층이야, 격자 오차야?”는 CFD 하는 사람의 영원한 자기 의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