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전위

편집 역사 토론
계산물리 물리 마지막 수정: 2026-08-08 04:21:38

1. 개요[편집]

활동전위
Action potential
다른 이름스파이크(spike), 임펄스, 신경 흥분
지속시간약 1~2 ms (포유류 축삭)
진폭−65 mV → +30~+40 mV (약 100 mV)
성격전부-아니면-전무 · 불응기 있음
전도속도0.5~2 m/s (무수) · 최대 ~120 m/s (유수)
정량 모형호지킨-헉슬리 모형

활동전위(action potential)는 흥분성 세포의 막전위가 역치를 넘는 자극을 받았을 때, 전압 의존 이온 채널의 양의 되먹임에 의해 약 100 mV 폭으로 급격히 뒤집혔다가 스스로 되돌아오는 정형화된 전기 펄스다. 자극이 역치보다 크든 두 배로 크든 파형은 거의 같고, 역치에 미달하면 아예 일어나지 않는다 — 이 성질을 전부-아니면-전무 법칙(all-or-none)이라 부른다.

신경계가 정보를 보내는 방식이 여기서 결정된다. 진폭에 정보를 실을 수 없으니 언제 몇 번 쏘느냐, 즉 스파이크 타이밍과 발화율이 신호가 된다. 수동적으로 퍼지는 전위는 케이블 방정식에 따라 공간상수 한 칸마다 37%로 깎여 나가지만, 활동전위는 매 지점에서 이온 채널이 에너지를 새로 부어 넣기 때문에 1 m를 가도 진폭이 줄지 않는다. 축삭은 전선이 아니라 흥분성 매질이고, 활동전위는 그 위를 달리는 진행파다.

이 문서는 현상과 전파를 다룬다. 이온 전류와 게이팅 변수로 이것을 정량화한 방정식계는 호지킨-헉슬리 모형 문서를, 위상평면 축약은 피츠휴-나구모 모형 문서를 참고.

2. 정지막전위 — 출발점[편집]

아무 일도 없을 때 막 안쪽은 바깥에 비해 −60~−80 mV 정도 음전위다. 이 값은 Na+^+/K+^+-ATPase가 만들어 놓은 농도 기울기와, 이온별 막 투과도의 가중 평균으로 결정된다. 이온 하나만 통한다면 네른스트 전위

Eion=RTzFln[ion]out[ion]inE_{\rm ion} = \frac{RT}{zF}\ln\frac{[{\rm ion}]_{\rm out}}{[{\rm ion}]_{\rm in}}

에서 끝난다. 37 °C에서 RT/F26.7RT/F \approx 26.7 mV이므로 1가 이온은 상용로그로 약 61.5 mV/decade다. 포유류 전형값([K+]in=140[{\rm K}^+]_{\rm in} = 140, [K+]out=5[{\rm K}^+]_{\rm out} = 5 mM)이면 EK89E_K \approx -89 mV, [Na+]in=12[{\rm Na}^+]_{\rm in} = 12, [Na+]out=145[{\rm Na}^+]_{\rm out} = 145 mM이면 ENa+67E_{Na} \approx +67 mV가 나온다.

실제 막은 여러 이온이 동시에 새므로 골드만-호지킨-카츠(GHK) 식을 쓴다.

Vm=RTFlnPK[K+]o+PNa[Na+]o+PCl[Cl]iPK[K+]i+PNa[Na+]i+PCl[Cl]oV_m = \frac{RT}{F}\ln \frac{P_K [{\rm K}^+]_o + P_{Na}[{\rm Na}^+]_o + P_{Cl}[{\rm Cl}^-]_i} {P_K [{\rm K}^+]_i + P_{Na}[{\rm Na}^+]_i + P_{Cl}[{\rm Cl}^-]_o}

염화물만 분자·분모가 뒤집혀 있는 것은 음이온이라 그렇다. 오징어 거대축삭에서 호지킨과 카츠(1949)가 잰 정지 상태 투과도 비는 PK:PNa:PCl=1:0.04:0.45P_K : P_{Na} : P_{Cl} = 1 : 0.04 : 0.45 로, K+^+ 가 압도적이라 정지전위가 EKE_K 근처에 앉는다. 활동전위의 정점에서는 이 비가 순간적으로 뒤집혀 Na+^+ 가 지배하고, 그래서 막전위가 ENaE_{Na} 쪽으로 끌려 올라간다. 정지전위와 스파이크 정점은 같은 식의 두 극단이다.

3. 스파이크의 국면[편집]

  1. 역치(threshold). 대략 −55~−50 mV. 여기서 Na+^+ 채널이 열려 들어오는 안쪽 방향 전류가, 누설 + K+^+ 로 빠져나가는 바깥 방향 전류를 넘어서면 되돌아올 수 없다. 다만 역치는 고정된 상수가 아니라 자극의 지속시간과 직전 이력에 따라 움직이는 동역학적 경계다.1
  2. 상승기(depolarization). Na+^+ 채널이 열림 → 탈분극 → 더 많은 채널이 열림, 이라는 양의 되먹임이 폭주한다. 0.20.5 ms 만에 +30+40 mV까지 치솟는다. 이 구간에서 dV/dtdV/dt 는 수백 V/s에 달한다.
  3. 재분극(repolarization).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난다. Na+^+ 채널의 불활성화 게이트가 늦게 닫혀 유입을 스스로 꺼버리고, 느리게 열린 K+^+ 채널이 유출을 만든다. 되먹임의 부호가 뒤집히며 전위가 급락한다.
  4. 후과분극(afterhyperpolarization, AHP). K+^+ 전도도가 아직 높은 상태로 남아 막이 정지전위보다 더 음전위(−70~−80 mV)로 잠시 내려간다.
  5. 불응기. Na+^+ 불활성화가 풀리기 전까지는 아무리 세게 자극해도 발화하지 않는다(절대 불응기, 약 1~2 ms). 그 뒤 한동안은 평소보다 큰 자극이 필요하다(상대 불응기, 수 ms). 절대 불응기가 최대 발화율의 상한(수백 Hz)을 정하고, 동시에 뒤로 되돌아오는 역행 전파를 막아 진행파의 방향성을 보장한다.

에너지 수지는 의외로 싸다. 오징어 거대축삭 기준 한 번의 스파이크가 옮기는 Na+^+ 는 세포 내 농도를 10만 분의 1 수준밖에 바꾸지 못한다. 막용량 Cm1 μC_m \approx 1\ \muF/cm2^2 에 100 mV를 채우는 데 필요한 전하가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펌프는 스파이크마다 급하게 돌 필요 없이 장기적으로 기울기만 유지하면 된다.2

4. 전파 — 무수축삭과 유수축삭[편집]

한 지점에서 터진 스파이크는 국소 전류 회로를 만들어 앞쪽 막을 역치까지 밀어 올리고, 거기서 다시 터진다. 이 “국소 회로 + 재생”의 반복이 전도다. 속도는 앞쪽 막을 얼마나 빨리 역치까지 충전하느냐로 결정되므로, 축전 부하(cmc_m)는 작을수록, 축방향 전류 통로(rar_a)는 넓을수록 빠르다.

무수축삭. λd\lambda \propto \sqrt{d} 이고 τm\tau_m 은 지름과 무관하므로, 속도는 대략

θλτmd\theta \sim \frac{\lambda}{\tau_m} \propto \sqrt{d}

지름의 제곱근에 비례한다. 제곱근이라는 것이 잔인하다. 속도를 두 배 올리려면 단면적을 네 배, 부피를 네 배 써야 한다. 오징어가 도피 반사용 축삭을 지름 0.5 mm까지 키워 놓고 겨우 20 m/s대를 얻은 것이 이 스케일링의 결과다.

유수축삭. 척추동물은 다른 해법을 택했다. 슈반세포·희소돌기아교세포가 축삭을 수십 겹 감아 미엘린을 만들면 막저항 RmR_m 이 크게 오르고 막용량 CmC_m 이 크게 준다. 충전할 축전기가 작아지니 전류는 절연 구간을 거의 손실 없이 통과하고, 재생은 미엘린이 없는 랑비에 결절에서만 일어난다. 이것이 도약전도(saltatory conduction)다. 결절에는 Na+^+ 채널이 고밀도로 몰려 있고, 결절 사이 간격은 섬유 지름의 대략 100배로 지름에 비례해 커진다. 그 결과

θd\theta \propto d

지름에 선형이 되며, 포유류 유수섬유에서 경험적으로 외경 1 μ\mum당 약 6 m/s라는 어림이 널리 쓰인다. 지름 20 μ\mum 섬유가 100 m/s를 넘는 이유이자, 같은 속도를 무수축삭으로 내려면 밀리미터급 굵기가 필요한 이유다. 미엘린 두께에도 최적이 있어서, 축삭 지름 / 섬유 외경 비(g-ratio)가 0.6~0.7 부근일 때 속도가 최대가 된다.3

도약전도라는 이름 때문에 전위가 결절 사이를 “건너뛴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절연 구간을 수동 확산으로 매우 빠르게 통과하고 결절에서만 재생될 뿐이다. 결국 이것도 케이블 방정식에 파라미터가 구간마다 바뀌는 문제일 뿐이다. 탈수초 질환에서 전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막히는 것도 같은 식에서 바로 읽힌다 — 절연이 얇아지면 누설이 늘어 다음 결절을 역치까지 못 올린다.

5. 제1형과 제2형 흥분성[편집]

정상 전류를 서서히 올리며 발화 주파수를 재면 뉴런이 두 부류로 갈린다. 호지킨이 1948년 게 축삭에서 관찰한 분류다.

  • 제1형(Type I). 발화가 0 Hz 근처에서 시작해 연속적으로 올라간다. 임의로 느린 발화가 가능하다. 수학적 원인은 원 위의 안장-마디 분기(SNIC)로, 주기가 분기점에서 무한대로 발산한다.
  • 제2형(Type II). 발화가 켜지는 순간 이미 수십 Hz로 뛴다. 원인은 호프 분기이며, 진동수가 고유값의 허수부로 미리 정해져 있어 0 Hz가 나올 수 없다. 표준 파라미터의 호지킨-헉슬리 모형이 여기에 속한다.

이 구분은 학술적 사치가 아니다. 제1형 뉴런은 입력 세기를 발화율로 매끄럽게 옮기는 적분기에 가깝고, 제2형 뉴런은 특정 주파수 입력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공명기에 가깝다. 같은 “스파이크”라도 정보를 싣는 방식이 다르다는 뜻이며, 분기 이론이 신경과학에서 실질적 성과를 낸 대표 사례다.

6. 시뮬레이션 관점[편집]

활동전위를 수치적으로 재현할 때 부딪히는 문제는 늘 같다.

  • 강성. Na+^+ 활성화 시상수(0.1 ms급)와 막 시상수(10 ms급)가 두 자릿수 차이라 계는 전형적인 강성 방정식이다. 명시적 룽게-쿠타법Δt0.01\Delta t \lesssim 0.01 ms를 요구한다. 실무에서는 게이팅 방정식이 전압 고정 시 선형이라는 점을 이용해 지수 적분기(exponential Euler)로 게이트를 정확히 풀고, 전압은 암시적으로 전진시킨다.
  • 공간 이산화. 축삭·수상돌기를 등전위 구획으로 잘라 각 구획에 이온 전류를 걸고 축저항으로 잇는 구획 모형이 표준이다. 결과 선형계는 Hines 행렬 정렬로 O(N)O(N) 에 풀린다. 스파이크 전단(front)이 지나가는 폭보다 구획이 굵으면 전도 속도가 눈에 띄게 틀리므로, 여기서도 격자 수렴 확인이 필요하다.
  • 도구. 형태를 살린 상세 모형은 NEURON과 Arbor, 대규모 네트워크는 Brian2·NEST 계열을 쓴다. 네트워크 규모가 커지면 스파이크 파형 자체를 버리고 적분-발화 모형으로 축약해 이벤트 구동으로 돌리는 것이 국룰이다.4

7. 관련 문서[편집]

8. Footnotes[편집]

  1. 교과서에 적힌 “역치 −55 mV”를 코드에 상수로 박아 넣으면 실험과 안 맞는다. 천천히 올리는 램프 자극은 Na+^+ 불활성화가 따라 붙어 역치를 계속 밀어 올리고(수용, accommodation), 심하면 아무리 올려도 발화하지 않는다. 상세 모형에서 역치는 상수가 아니라 위상공간의 흡인영역 경계다.

  2. 그래서 신경 에너지 소모의 대부분은 스파이크 자체보다 정지 상태를 유지하는 누설 보상과 시냅스 전달에 들어간다. 뇌가 몸무게의 2%인데 기초대사의 20%를 먹는다는 유명한 숫자의 내역이 대체로 그쪽이다.

  3. g-ratio 0.6 근처가 최적이라는 결과는 축삭 지름과 섬유 외경을 고정한 채 미엘린 두께를 바꿔 보면 나온다. 너무 얇으면 절연이 부실하고, 너무 두꺼우면 같은 외경 안에서 축삭 자체가 가늘어져 축저항이 올라간다. 진화가 이 최적화를 이미 풀어 놓은 셈이라, 최적설계 강의의 단골 예제다.

  4. 스파이크 파형을 버리는 대가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어차피 하류 시냅스는 “언제 왔는가”만 보기 때문이다. 다만 축삭 전도 지연이나 수상돌기 필터링을 다루려면 다시 케이블로 내려와야 하고, 이 두 세계 사이에서 어느 쪽을 쓸지 고르는 것이 계산 신경과학의 상시 트레이드오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