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피셔 정보 Fisher Information | |
|---|---|
| 제안 | R. A. Fisher (1922~1925) |
| 정의 | 스코어의 분산 = 로그가능도의 기대 곡률 |
| 단위 | 모수 단위의 −2제곱 (모수마다 다름) |
| 다변수 형태 | 피셔 정보행렬, 대칭 준정부호 |
| 핵심 부등식 | 크라메르-라오 하한 |
피셔 정보(Fisher information)는 관측 데이터가 모수 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지를 재는 양으로, 로그가능도 의 미분인 스코어(score) 의 분산으로 정의된다.
두 표현이 같다는 것(정보 등식)은 공짜가 아니다. 정칙 조건(regularity condition) — 밀도의 지지집합이 에 의존하지 않고, 에 대한 미분과 에 대한 적분을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 — 아래에서만 성립한다. 이 조건이 깨지면 두 값이 다르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1
직관은 단순하다. 로그가능도의 봉우리가 뾰족하면 데이터를 조금만 바꿔도 최대점이 확실히 정해지고, 뭉툭하면 어디가 꼭대기인지 알 수 없다. 피셔 정보는 그 봉우리의 평균 곡률이다. 곡률이 크다 = 정보가 많다 = 추정이 정밀하다.
2. 스코어와 정보 등식[편집]
정칙 조건 하에서 스코어의 기댓값은 0이다. 을 로 미분하고 순서를 바꾸면
이므로, 스코어의 2차 적률이 곧 분산이 되어 다. 여기서 한 번 더 미분하면 정보 등식 이 나온다. 즉 1차 미분의 요동과 2차 미분의 평균 휘어짐이 같은 숫자라는 것이 피셔 정보의 본질이고, 모형이 참일 때만 성립하는 이 등식이 깨지는 순간이 최대우도추정에서 샌드위치 분산이 필요해지는 시점이다.
독립 관측에 대해서는 로그가능도가 합이라 정보도 더해진다. iid 표본 개면 다. “표본을 두 배로 늘리면 정보도 두 배”라는, 통계학에서 가장 쓸모 있는 덧셈.
간단한 예로 베르누이 는 이고, 분산 이 알려진 정규분포의 평균은 이다. 베르누이 쪽을 보면 가 0이나 1에 가까울수록 정보가 폭발하는데, 이는 극단적인 확률일수록 한 번의 관측이 주는 놀라움이 크기 때문이다.
3. 크라메르-라오 하한[편집]
피셔 정보가 유명해진 진짜 이유는 이 부등식이다. 불편추정량 (즉 )에 대해
가 성립한다. 크라메르-라오 하한이라 부르고, 증명은 스코어와 사이의 코시-슈바르츠 부등식 한 줄이다. 이 하한을 등호로 달성하는 추정량을 효율적(efficient)이라 하고, 달성률 을 효율이라 부른다.
주의할 점 두 가지. 첫째, 불편성 조건이 붙어 있다. 편향을 허용하면 이 하한 아래로 내려가는 추정량이 얼마든지 있다 — 축소(shrinkage) 추정량이나 정규화된 역문제 해가 대표적이며, 편향-분산 트레이드오프의 전부가 여기에 걸려 있다. 둘째, 하한이 항상 달성 가능한 것은 아니다. 등호는 스코어가 에 비례할 때, 즉 지수족의 자연모수 근처에서나 성립한다.
다변수로 가면 정보행렬 이 되고, 하한은 행렬 부등식
로 승격된다( 는 차가 준정부호라는 뢰브너 순서). 대각 성분만 읽으면 개별 모수의 분산 하한이지만, 진짜 정보는 비대각 성분에 있다. 의 대각합이 아니라 자체의 조건수가 나쁘면, 개별 모수는 못 맞춰도 특정 선형결합은 아주 정밀하게 추정되는 상황이 생긴다. 이른바 sloppy model의 전형.
4. 관측 정보 대 기대 정보[편집]
실무에서 표준오차를 뽑을 때 쓰는 것은 대개 관측 정보(observed information)
이지 기댓값을 취한 가 아니다. 이유는 두 가지다. (1) 기댓값 적분이 해석적으로 안 풀리는 모형이 대부분이고, (2) 최적화 루틴이 어차피 헤세 행렬이나 그 준-뉴턴법 근사를 이미 들고 있어서 공짜다. 에프론과 힝클리(1978)는 조건부 추론 관점에서 관측 정보가 실제로 그 표본에 대한 정밀도를 더 잘 반영한다고 논증했고, 이 관점이 현대 통계 소프트웨어의 기본값이 됐다. optim 이 뱉는 헤세를 뒤집어 표준오차라고 쓰는 그 관행이 바로 이것이다.2
한편 최적화 알고리즘 안에서는 기대 정보 쪽이 유리하다. 는 항상 준정부호라 상승 방향을 보장하는데, 관측 헤세는 최적점에서 멀면 부정부호가 되어 뉴턴-랩슨법을 엉뚱한 곳으로 보낸다. 헤세를 로 갈아끼운 것이 피셔 스코어링이다.
5. KL의 국소 곡률 — 계량으로서의 피셔 정보[편집]
쿨백-라이블러 발산을 같은 모수족 안에서 전개하면 0차와 1차가 사라지고 2차부터 살아난다.
즉 피셔 정보행렬은 확률분포 공간 위의 리만 계량이며, KL은 그 계량이 만드는 제곱거리의 절반처럼 행동한다. 이 한 줄이 정보 기하의 출발점이고, 파라미터 공간이 아니라 분포 공간에서 스텝 크기를 재는 자연경사법 의 근거다. 경사하강법이 모수를 어떻게 쓰느냐(로그 스케일이냐 선형 스케일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움직이는 반면, 자연경사는 그 선택에 둔감하다.
같은 불변성이 베이지안 쪽에서는 제프리스 사전분포 로 나타난다. 재매개변수화 를 하면 정보행렬은 로 변환되므로 이고, 이는 확률밀도의 변수변환 야코비안과 정확히 상쇄된다. 좌표계를 바꿔도 같은 사전분포라는 것이 제프리스 사전의 존재 이유이며, 균등 사전분포에는 없는 성질이다.3
6. 공학에서 — 실험 설계와 식별 가능성[편집]
- D-최적 설계. 실험계획법에서 어느 조건에 실험점을 배치할지 정할 때, 정보행렬의 행렬식을 최대화하는 것이 D-최적 설계다. 를 키우면 이 줄고, 이는 신뢰타원체의 부피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대각합을 쓰면 A-최적, 최대 고유값을 누르면 E-최적. 비선형 모형에서는 가 에 의존해서 “설계하려면 답을 알아야 하는” 순환이 생기고, 이걸 순차 설계나 베이지안 최적 설계로 푸는 것이 베이지안 최적화와 만나는 지점이다.
- 식별 가능성 진단. 불확실성 정량화와 모형 보정에서 가장 흔한 사고는 “데이터로 구분할 수 없는 모수를 열심히 피팅한 것”이다. 정보행렬이 특이하거나 조건수가 쯤 되면, 영공간 방향의 모수 조합은 데이터가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고유값 분해로 그 방향을 뽑아 보면 대개 “두 파라미터의 곱만 결정된다” 같은 형태로 정체가 드러난다. 민감도 해석의 국소 야코비안을 그대로 재활용해 로 조립할 수 있으므로, 추가 비용도 거의 없다.
- 정보 필터. 칼만 필터의 정보형(information filter)은 공분산 대신 정보행렬 을 전파한다. 측정 갱신이 단순한 덧셈 이 되어 다중 센서 융합에서 압도적으로 편하고, 초기 정보가 0(= 완전 무지)인 상태도 표현할 수 있다. 대가는 시간 전파가 복잡해진다는 것.
7. 관련 문서[편집]
- 최대우도추정 · 쿨백-라이블러 발산
- 정보 기하 · 젠센-섀넌 발산
- 헤세 행렬 · 뉴턴-랩슨법 · 준-뉴턴법
- 실험계획법 · 민감도 해석 · 불확실성 정량화
- 칼만 필터 · 역문제
- 통계 · 조건수
8.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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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반례가 균등분포 다. 지지집합의 끝이 를 따라 움직여서 미분과 적분을 바꿔칠 수 없고, 그래서 피셔 정보로 계산한 하한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실제로 이 경우 MLE의 분산은 크라메르-라오 하한보다 작다. 부등식을 위반한 게 아니라, 애초에 부등식이 적용되지 않는 구역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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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표준오차 = 헤세 역행렬의 대각 제곱근”이라는 한 줄이 수렴하지도 않은 최적화 결과에 그대로 적용되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헤세가 부정부호로 나와서 음수의 제곱근을 뽑으려다 NaN이 뜨면 그나마 다행이고, 아슬아슬하게 양수라 그럴듯한 숫자가 나오면 그게 보고서에 들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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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프리스 사전분포도 다변수에서는 논란거리다. 정규분포의 에 그대로 적용하면 이 나오는데, 제프리스 본인이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며 를 권했다. 규칙을 만든 사람이 규칙을 안 지키는 고전적 사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