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정보

편집 역사 토론
통계 수치해석 최적설계 마지막 수정: 2026-08-06 04:12:41

1. 개요[편집]

피셔 정보
Fisher Information
제안R. A. Fisher (1922~1925)
정의스코어의 분산 = 로그가능도의 기대 곡률
단위모수 단위의 −2제곱 (모수마다 다름)
다변수 형태피셔 정보행렬, 대칭 준정부호
핵심 부등식크라메르-라오 하한

피셔 정보(Fisher information)는 관측 데이터가 모수 θ\theta 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지를 재는 양으로, 로그가능도 logL(θ;x)\log L(\theta;x) 의 미분인 스코어(score) s(θ)=θlogLs(\theta) = \partial_\theta \log L 의 분산으로 정의된다.

I(θ)=E[(logLθ)2]=E[2logLθ2]I(\theta) = \mathbb{E}\left[\left(\frac{\partial \log L}{\partial\theta}\right)^{2}\right] = -\,\mathbb{E}\left[\frac{\partial^{2}\log L}{\partial\theta^{2}}\right]

두 표현이 같다는 것(정보 등식)은 공짜가 아니다. 정칙 조건(regularity condition) — 밀도의 지지집합이 θ\theta 에 의존하지 않고, θ\theta 에 대한 미분과 xx 에 대한 적분을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 — 아래에서만 성립한다. 이 조건이 깨지면 두 값이 다르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1

직관은 단순하다. 로그가능도의 봉우리가 뾰족하면 데이터를 조금만 바꿔도 최대점이 확실히 정해지고, 뭉툭하면 어디가 꼭대기인지 알 수 없다. 피셔 정보는 그 봉우리의 평균 곡률이다. 곡률이 크다 = 정보가 많다 = 추정이 정밀하다.

2. 스코어와 정보 등식[편집]

정칙 조건 하에서 스코어의 기댓값은 0이다. p(x;θ)dx=1\int p(x;\theta)\,dx = 1θ\theta 로 미분하고 순서를 바꾸면

E[s(θ)]=θpppdx=θpdx=0\mathbb{E}[s(\theta)] = \int \frac{\partial_\theta p}{p}\, p \, dx = \partial_\theta \int p \, dx = 0

이므로, 스코어의 2차 적률이 곧 분산이 되어 I(θ)=Var(s)I(\theta) = \mathrm{Var}(s) 다. 여기서 한 번 더 미분하면 정보 등식 E[s2]=E[θ2logL]\mathbb{E}[s^2] = -\mathbb{E}[\partial_\theta^2 \log L] 이 나온다. 즉 1차 미분의 요동2차 미분의 평균 휘어짐이 같은 숫자라는 것이 피셔 정보의 본질이고, 모형이 참일 때만 성립하는 이 등식이 깨지는 순간이 최대우도추정에서 샌드위치 분산이 필요해지는 시점이다.

독립 관측에 대해서는 로그가능도가 합이라 정보도 더해진다. iid 표본 nn 개면 In(θ)=nI1(θ)I_n(\theta) = n\,I_1(\theta) 다. “표본을 두 배로 늘리면 정보도 두 배”라는, 통계학에서 가장 쓸모 있는 덧셈.

간단한 예로 베르누이 Bern(p)\mathrm{Bern}(p)I(p)=1/(p(1p))I(p) = 1/(p(1-p)) 이고, 분산 σ2\sigma^2 이 알려진 정규분포의 평균은 I(μ)=1/σ2I(\mu) = 1/\sigma^2 이다. 베르누이 쪽을 보면 pp 가 0이나 1에 가까울수록 정보가 폭발하는데, 이는 극단적인 확률일수록 한 번의 관측이 주는 놀라움이 크기 때문이다.

3. 크라메르-라오 하한[편집]

피셔 정보가 유명해진 진짜 이유는 이 부등식이다. 불편추정량 θ^\hat\theta (즉 E[θ^]=θ\mathbb{E}[\hat\theta] = \theta)에 대해

Var(θ^)    1nI1(θ)\mathrm{Var}(\hat\theta) \;\ge\; \frac{1}{n\,I_1(\theta)}

가 성립한다. 크라메르-라오 하한이라 부르고, 증명은 스코어와 θ^\hat\theta 사이의 코시-슈바르츠 부등식 한 줄이다. 이 하한을 등호로 달성하는 추정량을 효율적(efficient)이라 하고, 달성률 1/(nIVar)1/(nI\,\mathrm{Var}) 을 효율이라 부른다.

주의할 점 두 가지. 첫째, 불편성 조건이 붙어 있다. 편향을 허용하면 이 하한 아래로 내려가는 추정량이 얼마든지 있다 — 축소(shrinkage) 추정량이나 정규화된 역문제 해가 대표적이며, 편향-분산 트레이드오프의 전부가 여기에 걸려 있다. 둘째, 하한이 항상 달성 가능한 것은 아니다. 등호는 스코어가 θ^θ\hat\theta - \theta 에 비례할 때, 즉 지수족의 자연모수 근처에서나 성립한다.

다변수로 가면 정보행렬 Iij(θ)=E[ilogLjlogL]I_{ij}(\theta) = \mathbb{E}[\partial_i \log L \, \partial_j \log L] 이 되고, 하한은 행렬 부등식

Cov(θ^)I(θ)1\mathrm{Cov}(\hat{\boldsymbol\theta}) \succeq I(\boldsymbol\theta)^{-1}

로 승격된다(\succeq 는 차가 준정부호라는 뢰브너 순서). 대각 성분만 읽으면 개별 모수의 분산 하한이지만, 진짜 정보는 비대각 성분에 있다. I1I^{-1} 의 대각합이 아니라 II 자체의 조건수가 나쁘면, 개별 모수는 못 맞춰도 특정 선형결합은 아주 정밀하게 추정되는 상황이 생긴다. 이른바 sloppy model의 전형.

4. 관측 정보 대 기대 정보[편집]

실무에서 표준오차를 뽑을 때 쓰는 것은 대개 관측 정보(observed information)

J(θ^)=2logL(θ^)J(\hat\theta) = -\nabla^{2}\log L(\hat\theta)

이지 기댓값을 취한 I(θ)I(\theta) 가 아니다. 이유는 두 가지다. (1) 기댓값 적분이 해석적으로 안 풀리는 모형이 대부분이고, (2) 최적화 루틴이 어차피 헤세 행렬이나 그 준-뉴턴법 근사를 이미 들고 있어서 공짜다. 에프론과 힝클리(1978)는 조건부 추론 관점에서 관측 정보가 실제로 그 표본에 대한 정밀도를 더 잘 반영한다고 논증했고, 이 관점이 현대 통계 소프트웨어의 기본값이 됐다. optim 이 뱉는 헤세를 뒤집어 표준오차라고 쓰는 그 관행이 바로 이것이다.2

한편 최적화 알고리즘 안에서는 기대 정보 쪽이 유리하다. I(θ)I(\theta) 는 항상 준정부호라 상승 방향을 보장하는데, 관측 헤세는 최적점에서 멀면 부정부호가 되어 뉴턴-랩슨법을 엉뚱한 곳으로 보낸다. 헤세를 II 로 갈아끼운 것이 피셔 스코어링이다.

5. KL의 국소 곡률 — 계량으로서의 피셔 정보[편집]

쿨백-라이블러 발산을 같은 모수족 안에서 전개하면 0차와 1차가 사라지고 2차부터 살아난다.

DKL(pθpθ+dθ)    12dθI(θ)dθD_{\mathrm{KL}}\big(p_\theta \,\|\, p_{\theta+d\theta}\big) \;\approx\; \tfrac{1}{2}\, d\theta^{\top} I(\theta)\, d\theta

피셔 정보행렬은 확률분포 공간 위의 리만 계량이며, KL은 그 계량이 만드는 제곱거리의 절반처럼 행동한다. 이 한 줄이 정보 기하의 출발점이고, 파라미터 공간이 아니라 분포 공간에서 스텝 크기를 재는 자연경사법 Δθ=ηI1L\Delta\theta = -\eta\, I^{-1}\nabla L 의 근거다. 경사하강법이 모수를 어떻게 쓰느냐(로그 스케일이냐 선형 스케일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움직이는 반면, 자연경사는 그 선택에 둔감하다.

같은 불변성이 베이지안 쪽에서는 제프리스 사전분포 π(θ)detI(θ)\pi(\theta) \propto \sqrt{\det I(\theta)} 로 나타난다. 재매개변수화 θ=g(φ)\theta = g(\varphi) 를 하면 정보행렬은 Iφ=JIθJI_\varphi = J^\top I_\theta J 로 변환되므로 detIφ=detJdetIθ\sqrt{\det I_\varphi} = |\det J| \sqrt{\det I_\theta} 이고, 이는 확률밀도의 변수변환 야코비안과 정확히 상쇄된다. 좌표계를 바꿔도 같은 사전분포라는 것이 제프리스 사전의 존재 이유이며, 균등 사전분포에는 없는 성질이다.3

6. 공학에서 — 실험 설계와 식별 가능성[편집]

  • D-최적 설계. 실험계획법에서 어느 조건에 실험점을 배치할지 정할 때, 정보행렬의 행렬식을 최대화하는 것이 D-최적 설계다. detI\det I 를 키우면 detI1\det I^{-1} 이 줄고, 이는 신뢰타원체의 부피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대각합을 쓰면 A-최적, 최대 고유값을 누르면 E-최적. 비선형 모형에서는 IIθ\theta 에 의존해서 “설계하려면 답을 알아야 하는” 순환이 생기고, 이걸 순차 설계나 베이지안 최적 설계로 푸는 것이 베이지안 최적화와 만나는 지점이다.
  • 식별 가능성 진단. 불확실성 정량화와 모형 보정에서 가장 흔한 사고는 “데이터로 구분할 수 없는 모수를 열심히 피팅한 것”이다. 정보행렬이 특이하거나 조건수가 10810^{8} 쯤 되면, 영공간 방향의 모수 조합은 데이터가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고유값 분해로 그 방향을 뽑아 보면 대개 “두 파라미터의 곱만 결정된다” 같은 형태로 정체가 드러난다. 민감도 해석의 국소 야코비안을 그대로 재활용해 IJΣ1JI \approx J^\top \Sigma^{-1} J 로 조립할 수 있으므로, 추가 비용도 거의 없다.
  • 정보 필터. 칼만 필터의 정보형(information filter)은 공분산 PP 대신 정보행렬 Y=P1Y = P^{-1} 을 전파한다. 측정 갱신이 단순한 덧셈 Y+=Y+HR1HY^{+} = Y^{-} + H^\top R^{-1} H 이 되어 다중 센서 융합에서 압도적으로 편하고, 초기 정보가 0(= 완전 무지)인 상태도 표현할 수 있다. 대가는 시간 전파가 복잡해진다는 것.

7. 관련 문서[편집]

8. Footnotes[편집]

  1. 대표적 반례가 균등분포 U(0,θ)U(0,\theta) 다. 지지집합의 끝이 θ\theta 를 따라 움직여서 미분과 적분을 바꿔칠 수 없고, 그래서 피셔 정보로 계산한 하한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실제로 이 경우 MLE의 분산은 크라메르-라오 하한보다 작다. 부등식을 위반한 게 아니라, 애초에 부등식이 적용되지 않는 구역이다.

  2. 그래서 “표준오차 = 헤세 역행렬의 대각 제곱근”이라는 한 줄이 수렴하지도 않은 최적화 결과에 그대로 적용되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헤세가 부정부호로 나와서 음수의 제곱근을 뽑으려다 NaN이 뜨면 그나마 다행이고, 아슬아슬하게 양수라 그럴듯한 숫자가 나오면 그게 보고서에 들어간다.

  3. 다만 제프리스 사전분포도 다변수에서는 논란거리다. 정규분포의 (μ,σ)(\mu,\sigma) 에 그대로 적용하면 1/σ21/\sigma^2 이 나오는데, 제프리스 본인이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며 1/σ1/\sigma 를 권했다. 규칙을 만든 사람이 규칙을 안 지키는 고전적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