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프랙탈

편집 역사 토론
계산물리 난류 통계 마지막 수정: 2026-07-30 04:26:35

1. 개요[편집]

다중프랙탈(multifractal)은 척도 불변성을 갖되 그 불변성이 위치마다 다른 지수로 나타나는 측도를 말한다. 단일한 프랙탈 차원 하나로는 부족하고, 지수의 분포 전체를 알아야 기술이 끝난다.

구분은 이렇게 하면 된다. 프랙탈이 “이 집합이 어떻게 생겼는가”를 묻는다면, 다중프랙탈은 “그 집합 위에 놓인 질량·소산률·전류·거래량이 어떻게 나뉘어 있는가”를 묻는다.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에 질량을 균등하게 뿌리면 단일프랙탈이지만, 세 조각에 0.5:0.3:0.20.5 : 0.3 : 0.2 로 나눠 뿌리고 그 규칙을 재귀하면 같은 모양 위에서 측도만 다중프랙탈이 된다. 모양은 그대로인데 통계가 달라지는 것.1

2. 일반화 차원과 질량 지수[편집]

측도 μ\mu 를 한 변 ε\varepsilon 인 상자로 덮고, 상자 ii 가 담은 몫을 pi(ε)p_i(\varepsilon) 이라 하자. qq분할함수

Z(q,ε)=ipi(ε)qετ(q)Z(q,\varepsilon) = \sum_i p_i(\varepsilon)^q \sim \varepsilon^{\tau(q)}

로 놓으면 지수 τ(q)\tau(q)질량 지수이고, 여기서 일반화 차원(레니 차원)이 정의된다.

Dq=τ(q)q1D_q = \frac{\tau(q)}{q-1}

qq 가 크면 측도가 몰린 상자가 합을 지배하고, qq 가 음수면 텅 빈 상자가 지배한다. 즉 qq분포의 어느 부위를 확대해 볼 것인가를 고르는 손잡이다. 특별한 값 셋이 있다.

qq이름의미
0용량 차원상자 세기 차원. 측도의 크기는 무시하고 점유 여부만 센다
1정보 차원섀넌 엔트로피의 척도 의존성. 극한을 로피탈로 처리
2상관 차원두 점이 같은 상자에 들어갈 확률. 그라스베르거-프로카치아 추정의 대상

DqD_qqq 에 대해 단조 비증가이며, 모든 qq 에서 상수면 단일프랙탈이다. D0>D1>D2D_0 > D_1 > D_2 처럼 값이 벌어지는 만큼이 곧 불균일성이다.

3. 특이 지수와 f(α) 스펙트럼[편집]

같은 정보를 훨씬 직관적으로 보는 방법이 있다. 상자 하나의 측도가 국소적으로

pi(ε)εαip_i(\varepsilon) \sim \varepsilon^{\alpha_i}

로 스케일한다고 두면, α\alpha특이 지수(Hölder 지수)다. α\alpha 가 작을수록 측도가 그 자리에 강하게 집중돼 있다는 뜻. 이제 “같은 α\alpha 값을 갖는 점들의 집합”만 모아 그 프랙탈 차원을 재면 그것이 다중프랙탈 스펙트럼 f(α)f(\alpha) 다. 상자 개수가 εf(α)\sim \varepsilon^{-f(\alpha)} 이므로 분할함수는

Z(q,ε)εqαf(α)dαZ(q,\varepsilon) \sim \int \varepsilon^{q\alpha - f(\alpha)}\, d\alpha

가 되고, ε0\varepsilon\to0 에서 안장점 근사를 쓰면 τ\tauff르장드르 변환 쌍임이 나온다.

τ(q)=minα[qαf(α)],f(α)=minq[qατ(q)]\tau(q) = \min_\alpha\left[\,q\alpha - f(\alpha)\,\right], \qquad f(\alpha) = \min_q\left[\,q\alpha - \tau(q)\,\right] α=dτdq,q=dfdα\alpha = \frac{d\tau}{dq}, \qquad q = \frac{df}{d\alpha}

f(α)f(\alpha) 곡선은 위로 볼록한 ∩ 모양이다. 꼭대기는 q=0q=0 에 대응해 fmax=D0f_{\max} = D_0 이고, q=1q=1 인 점에서는 곡선이 직선 f=αf=\alpha 에 접하며 그 접점 값이 정보 차원 D1D_1 이다. q+q\to+\infty 쪽 끝이 가장 강한 특이점 αmin\alpha_{\min}, qq\to-\infty 쪽 끝이 가장 희박한 αmax\alpha_{\max} 이며, 스펙트럼 폭 Δα=αmaxαmin\Delta\alpha = \alpha_{\max}-\alpha_{\min} 이 다중프랙탈성의 표준 척도다. 단일프랙탈이면 이 ∩ 곡선이 한 점으로 붕괴한다.

이 구조는 통계역학과 문자 그대로 대응한다 — qq 가 역온도, τ\tau 가 자유에너지, α\alpha 가 에너지, ff 가 엔트로피다. τ(q)\tau(q) 가 꺾이면 그건 다중프랙탈 상전이라 부른다.2

4. 이항 캐스케이드 — 손으로 풀리는 예제[편집]

이론이 손으로 끝까지 풀리는 예제가 하나 있다. 구간 [0,1][0,1] 에 측도 1을 놓고, 반으로 갈라 왼쪽에 pp, 오른쪽에 1p1-p 를 주고, 각 조각에서 같은 규칙을 재귀한다. nn 단계 후 상자 크기는 ε=2n\varepsilon = 2^{-n}, 상자 2n2^n 개의 측도는 pk(1p)nkp^k(1-p)^{n-k} 이고 그런 상자가 (nk)\binom{n}{k} 개다. 이항정리 덕분에 분할함수가 정확히 닫힌다.

Z(q,ε)=k=0n(nk)[pk(1p)nk]q=[pq+(1p)q]nZ(q,\varepsilon) = \sum_{k=0}^{n}\binom{n}{k}\left[p^k(1-p)^{n-k}\right]^q = \left[p^q + (1-p)^q\right]^n

ετ=2nτ\varepsilon^{\tau} = 2^{-n\tau} 와 맞추면

τ(q)=ln[pq+(1p)q]ln2\tau(q) = -\frac{\ln\left[p^q + (1-p)^q\right]}{\ln 2}

검산이 깔끔하다. τ(0)=1\tau(0) = -1 이라 D0=1D_0 = 1 (구간 전체를 덮으니 당연), τ(1)=0\tau(1) = 0 이라 측도 보존이 확인된다. D1=τ(1)=[plnp+(1p)ln(1p)]/ln2D_1 = \tau'(1) = -[p\ln p + (1-p)\ln(1-p)]/\ln 2 로 정보 차원이 이항 엔트로피 그 자체다. 큰 qq 극한에서는 αmin=log2(1/pmax)\alpha_{\min} = \log_2(1/p_{\max}), 음의 극한에서 αmax=log2(1/pmin)\alpha_{\max} = \log_2(1/p_{\min}).

p=0.7p = 0.7 이면 α[0.515, 1.737]\alpha \in [0.515,\ 1.737] 로 폭이 1.22나 되고, p=0.5p = 0.5 면 두 끝이 모두 1로 붙어 폭이 0 — 균등 측도, 즉 단일프랙탈로 되돌아간다. 캐스케이드에서 쪼갤 때마다 얼마나 편향되게 나누느냐가 그대로 스펙트럼 폭이 된다는 것이 이 예제의 교훈이고, 난류의 에너지 캐스케이드 모형이 전부 이 그림의 확률적 변주다.

5. 난류 — ζ_p가 휘어지는 이유[편집]

콜모고로프 스케일의 K41은 관성영역 통계가 평균 소산율 하나로 결정된다고 보고 구조함수 지수 ζp=p/3\zeta_p = p/3 이라는 직선을 예측한다. 그런데 실측 ζp\zeta_p 는 고차로 갈수록 직선 아래로 휜다. 이 휘어짐이 간헐성이고, 그 표준 언어가 다중프랙탈이다.

파리시와 프리쉬(1985)는 속도 증분의 국소 스케일링 δu(r)rh\delta u(r)\sim r^{h} 에서 지수 hh공간에 따라 다르다고 놓고, 지수 hh 를 갖는 집합의 차원을 D(h)D(h) 라 했다. 안장점 계산을 하면

ζp=infh[ph+3D(h)]\zeta_p = \inf_h\left[\,p h + 3 - D(h)\,\right]

ζp\zeta_p 의 곡률은 D(h)D(h) 의 르장드르 변환에 지나지 않는다. D(h)D(h)h=1/3h=1/3 한 점에 몰리고 D=3D=3 이면 곧바로 K41로 돌아간다. 소산이 여차원 3D3-D 짜리 집합에만 몰린다고 보는 β-모형은 hh 가 여전히 하나뿐이라 ζp\zeta_p 가 다시 직선이 되고, 그래서 실측과 안 맞는다. 간헐성을 설명하려면 지수가 하나로는 안 되고 스펙트럼이어야 한다는 것이 이 계보의 결론이다.

정련 자기상사 가설 δu(r)(εrr)1/3\delta u(r)\sim(\varepsilon_r r)^{1/3} 을 쓰면 속도 쪽 지수와 소산 쪽 지수가 직접 연결된다. 국소 소산의 모멘트를 εrqrμq\langle\varepsilon_r^q\rangle \sim r^{\mu_q} 라 두면

ζp=p3+μp/3\zeta_p = \frac{p}{3} + \mu_{p/3}

이다. 소산장의 다중프랙탈 스펙트럼을 재면 속도 구조함수 지수가 따라 나온다는 뜻. 이 계보의 최고 성적표가 She-Lévêque의 로그-푸아송 모형이다.

ζp=p9+2[1(23)p/3]\zeta_p = \frac{p}{9} + 2\left[1 - \left(\frac{2}{3}\right)^{p/3}\right]

조절 파라미터가 하나도 없는데 p8p\le8 까지 실측을 맞히며, “가장 격렬한 소산 구조는 여차원 2, 즉 실 모양 소용돌이 필라멘트”라는 물리적 가정이 계수에 박혀 있다. ζ3=1\zeta_3 = 1 을 정확히 만족하는 것도 설계상 필수 — 4/5 법칙이 나비에-스토크스에서 근사 없이 나오는 정확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6. 어떻게 재는가[편집]

  • 분할함수법(상자 세기 기반). lnZ(q,ε)\ln Z(q,\varepsilon)lnε\ln\varepsilon 을 그려 기울기로 τ(q)\tau(q) 를 읽는 정공법. 구현이 가장 쉽지만 q<0q<0 에서 측도가 거의 0인 상자가 piqp_i^q 로 폭발해 잡음을 지배한다. 격자 원점을 조금 옮기면 값이 흔들리는 것도 고질병이다.

  • WTMM(웨이블릿 변환 모듈러스 극대선). 무지·바크리·아르네오도의 방법으로, 웨이블릿 변환의 계수 모듈러스가 극대가 되는 선만 따라 분할함수를 만든다. 극대선을 쓰기 때문에 음수 qq 에서 훨씬 안정하고, 소멸 모멘트가 mm 차인 웨이블릿을 쓰면 m1m-1 차 다항식 추세가 자동으로 제거된다.

  • MFDFA(다중프랙탈 추세제거 변동분석). 칸텔하르트 등(2002). 시계열을 누적합해 프로파일을 만들고, 길이 ss 인 구간마다 다항식을 적합해 잔차 분산을 구한 뒤 qq 차 평균을 낸다. Fq(s)sh(q)F_q(s)\sim s^{h(q)} 에서 일반화 허스트 지수 h(q)h(q) 를 얻고

    τ(q)=qh(q)1,α=h(q)+qh(q),f(α)=q[αh(q)]+1\tau(q) = q\,h(q) - 1, \qquad \alpha = h(q) + q\,h'(q), \qquad f(\alpha) = q\left[\alpha - h(q)\right] + 1

    로 환산한다. 비정상(non-stationary) 실측 시계열에 강해서 금융·생체신호 쪽 사실상 표준이 됐다.

7. 응용과 함정[편집]

응용은 “측도가 척도에 걸쳐 불균일하게 뭉치는 모든 것”이다. 난류 소산장과 스칼라 혼합, 금융 시계열의 변동성 군집(만델브로의 MMAR), 강수와 기후 자료, 다공성 매질 유동의 공극 구조와 국소 투과도 분포, 확산 제한 응집 클러스터 표면의 성장 확률 측도, 심박변이도, 지진 발생, 인터넷 트래픽. 응집 성장의 하모닉 측도는 사실 다중프랙탈 형식론이 처음 진지하게 시험된 무대 중 하나다.

다만 이 분석은 가짜 양성을 잘 낸다. 실무 위생 수칙은 이렇다.

  • 로그-로그가 직선이 아니면 지수를 읽지 않는다. 척도 영역이 한 자릿수도 안 되는데 기울기를 보고하는 것은 회귀선을 그린 게 아니라 소원을 빈 것이다.
  • q|q| 를 키우면 편향이 커진다.q|q| 는 표본의 극단 몇 개가 결과를 다 정하는 상태라, 실무 신뢰 구간은 대체로 q5|q|\lesssim5. 구조함수의 고차 모멘트 수렴 문제와 정확히 같은 병이다.
  • 폭이 있다고 다 다중프랙탈이 아니다. 두꺼운 꼬리를 가진 무상관 잡음이나, 장기 기억만 있는 선형 상관 과정도 f(α)f(\alpha) 에 폭을 만든다. 그래서 원 자료를 무작위로 섞은 것(꼬리는 보존, 상관은 파괴)과 위상을 무작위화한 것(상관은 보존, 꼬리는 정규화)을 각각 서로게이트로 돌려, 관측된 폭이 어느 쪽에서 왔는지 분해해 보는 절차가 필수다.3
  • 귀무가설은 언제나 단일프랙탈이다. τ(q)\tau(q)qq 의 직선인지 아닌지를 통계적으로 검정하는 것이 논점이지, ∩ 모양 곡선을 하나 그렸다는 사실 자체는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는다.

8. 관련 문서[편집]

9. Footnotes[편집]

  1. 그래서 “이 데이터는 프랙탈 차원이 1.7입니다”라는 문장은 절반만 말한 것일 수 있다. 차원을 하나만 보고했다는 것은 qq 를 0으로 고정했다는 뜻이고, 측도의 불균일성은 통째로 버린 셈이다.

  2. 이 열역학 유비는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라 계산 도구로 쓰인다. 르장드르 변환이 τ(q)\tau(q) 의 볼록성을 전제하므로, 수치 미분으로 α=dτ/dq\alpha=d\tau/dq 를 뽑을 때 곡선이 볼록하지 않게 나오면 그건 물리가 아니라 표본 부족이다. 요즘은 아예 르장드르 변환을 우회해 α\alphaff 를 직접 추정하는 정준법(Chhabra-Jensen)을 더 많이 쓴다.

  3. 금융 쪽 다중프랙탈 논문의 절반쯤은 서로게이트 검정을 안 돌린다는 것이 이 분야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수익률 시계열은 꼬리가 두껍고 변동성이 군집하니 무슨 방법을 써도 f(α)f(\alpha) 에 폭이 나온다. 폭이 나왔다는 것과 캐스케이드가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