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로지스틱 사상(logistic map)은 실구간 위에서 정의된 1차원 이산 동역학계
로, 미지수 하나·2차항 하나뿐인데도 안정 수렴부터 완전한 카오스까지 전부 담고 있는 비선형 사상의 대표 표본이다. 원래는 개체수 모형이다 — 개체수를 환경 수용력으로 정규화한 이 다음 세대 이 될 때, 번식률 이 곱해지되 이라는 자원 제약이 성장을 눌러 준다. 개체수가 많으면 다음 세대가 오히려 줄어드는 이 되먹임이 2차항의 정체다.
이 사상을 수학 무대의 스타로 만든 것은 로버트 메이가 1976년 Nature에 쓴 리뷰 Simple mathematical models with very complicated dynamics였다. “생태학 교과서에 이 방정식 하나만은 실어야 한다”는 그의 호소는 이후 카오스 대중화의 씨앗이 됐다. 여기서는 주기배가가 파이겐바움 상수로 쌓이는 보편성은 분기 이론에, 카오스의 판정과 랴푸노프 지수 일반론은 카오스 이론에 넘기고, 이 사상 고유의 좌표계산 — 고정점과 그 안정성, 코브웹, 주기 3 창, 의 정확해를 다룬다.
2. 고정점과 그 안정성[편집]
고정점은 를 푸는 값이다. 두 개가 나온다.
이산 사상에서 고정점 가 끌개인지 아닌지는 그 자리에서의 도함수 크기가 가른다. 이면 근방 궤도가 빨려 들어가고(안정), 이면 튕겨 나간다(불안정). 로지스틱 사상의 도함수는 이므로
라는 깔끔한 값이 떨어진다. 여기서 사상의 초반 인생 전체가 읽힌다.
- : 멸종 지대. 이라 원점이 안정, 개체수는 0으로 사멸한다. (이때 이라 물리적으로 무의미하다.)
- : 정착 지대. 원점은 불안정()해지고 대신 이 안정()이 된다. 초기값이 무엇이든 개체수는 하나의 값으로 수렴한다. 에서는 가 임계점 와 겹쳐 이 되므로 수렴이 초선형으로 빠른 초안정(superstable) 고정점이 된다.
- : . 도함수가 을 통과하며 고정점이 안정성을 잃고 주기 2가 태어난다. 이산 사상에서 도함수가 을 지나는 이 사건이 바로 주기배가 분기다.
3. 코브웹 — 반복을 종이 위에서 따라가기[편집]
1차원 사상의 궤도를 손으로 추적하는 표준 도구가 코브웹 도표(cobweb plot)다. 방법은 기계적이다. 곡선 와 대각선 를 같이 그린 뒤, 에서 수직으로 곡선까지 올라가 을 읽고, 거기서 수평으로 대각선까지 가서 그 높이를 다시 축 값으로 되받는다(을 새 입력으로). 이 “수직→수평→수직→…”의 계단이 다음 반복을 기하학적으로 실행한다.
코브웹이 좋은 이유는 안정성이 그림의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각선과 곡선이 만나는 교점이 고정점이고, 그 교점에서 곡선의 기울기가 대각선(기울기 1)보다 완만하면() 계단이 교점으로 나선을 그리며 빨려 들고, 가파르면 튕겨 나간다. 기울기가 음수라 계단이 교점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번갈아 접근하면 그것이 곧 주기 2로 갈라지기 직전의 진동이다. 을 3 너머로 밀면 계단이 하나의 교점에 못 앉고 두 점 사이를 영원히 오가는 닫힌 사각형을 그리는데, 그 사각형이 주기 2 궤도의 정체다.
4. 주기배가에서 카오스로 — 요약과 이정표[편집]
의 주기 2 이후로도 같은 사건이 반복된다. 주기 2가 에서 불안정해지며 주기 4로, 이어 주기 8, 16, … 으로 갈라진다. 분기점 간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좁아지며 에 축적되고, 그 간격의 비가 사상의 세부와 무관한 보편 상수 파이겐바움 상수 로 수렴한다는 것이 이 사상이 유명해진 진짜 이유다.1 이 캐스케이드와 재규격화 논증은 분기 이론 문서에 자세하다.
너머는 카오스 밴드지만 온통 카오스는 아니다. 밴드 사이사이에 안정 주기궤도가 되살아나는 주기 창(periodic window)이 촘촘히 박혀 있다. 궤도의 불규칙성을 정량화하는 랴푸노프 지수
를 에 대해 그리면, 인 카오스 구간마다 아래로 뾰족하게 파고들어 이 되는 골이 바로 주기 창이다. 창의 안쪽에서는 다시 축소된 주기배가 캐스케이드가 통째로 반복된다 — 자기유사의 또 다른 얼굴이다.
5. 주기 3 창과 샤르콥스키[편집]
가장 넓고 유명한 창이 주기 3 창이다. 에서 안정 주기 3 궤도가 안장-마디 분기로 갑자기 태어난다(호프가 아니라 접선 분기라 “슬그머니 커지는” 게 아니라 창의 문턱에서 툭 튀어나온다). 창의 왼쪽 가장자리 직전에서는 궤도가 규칙적인 층류 구간과 카오스 폭발을 불규칙하게 오가는 간헐성(intermittency)이 나타나는데, 이는 접선 분기 특유의 Pomeau–Manneville 시나리오다.
주기 3이 특별한 이유는 샤르콥스키 정리(Sharkovskii, 1964) 때문이다. 구간 위의 연속 사상에서 주기들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전순서가 있다.
이 순서에서 어떤 주기가 존재하면 그 오른쪽의 모든 주기가 반드시 함께 존재한다. 3이 맨 앞에 있으므로, 주기 3 궤도가 하나라도 있으면 모든 주기의 궤도가 다 존재한다. 이 사실을 서방에 카오스의 언어로 옮긴 것이 리와 요크의 1975년 논문 Period Three Implies Chaos이고, 여기서 “카오스(chaos)“라는 단어가 이 분야의 술어로 처음 쓰였다.2 다만 주의할 것 — 샤르콥스키/리–요크가 보장하는 것은 온갖 주기와 셀 수 없이 많은 비주기 궤도의 존재이지, 그것들이 눈에 보이는 안정 끌개라는 뜻은 아니다. 주기 3 창 안에서 실제로 관측되는 안정 궤도는 주기 3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불안정한 채 배경에 숨어 있다.
6. — 정확히 풀리는 카오스[편집]
카오스는 보통 닫힌 형태의 해가 없지만, 의 로지스틱 사상은 예외적으로 정확해를 갖는다. 변수변환
을 넣으면 이므로, 각변수는
라는 배각 사상(dyadic/Bernoulli shift)을 따른다. 를 이진 소수로 쓰면 매 반복이 소수점을 한 칸 왼쪽으로 미는 자릿수 이동일 뿐이다 — 초기값의 번째 비트가 스텝 뒤에 최상위로 올라오니, 초기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지수적으로 증폭된다는 카오스의 정의가 여기서는 문자 그대로 비트 시프트로 보인다. 이 사상은 텐트 사상과 켤레이며, 다음이 따라 나온다.
- 불변밀도는 아크사인 분포 다. 궤도는 을 균등하게 훑지 않고 양 끝에 몰린다.
- 랴푸노프 지수는 정확히 다. 배각 사상의 도함수가 어디서나 2이므로 자명하고, 원래 좌표로 되돌려도 불변밀도로 평균 낸 값이 같다. 매 반복마다 초기 오차가 정확히 2배, 즉 정보로 치면 1비트씩 새어 나간다.
7. 어디서 다시 만나는가[편집]
- 만델브로 집합의 실축. 로지스틱 사상은 복소 이차 사상 와 아핀 켤레()라, 실수축 위의 주기배가·창 구조가 곧 로지스틱 분기 다이어그램이다. 실축 위에 뜬 작은 만델브로 복제본이 바로 주기 3 창이다.
- 난수·해시. 배각 사상의 비트 시프트 성질 탓에 로지스틱 사상은 한때 의사난수 생성이나 카오스 암호에 쓰였지만, 상관구조와 유한정밀도 주기성 때문에 암호학적으로는 낙제다. “카오스적이다 = 안전하다”가 아니라는 반례로 더 자주 인용된다.3
- 표준 사상과의 대비. 표준 사상이 2차원 보존계에서 KAM 토러스가 부서지는 이야기라면, 로지스틱 사상은 1차원 소산계에서 끌개가 배가되는 이야기다. 둘 다 “간단한 식, 복잡한 거동”이지만 무대(보존 vs 소산)와 메커니즘이 다르다.
8. 관련 문서[편집]
9.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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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겐바움은 1975년 HP-65 계산기로 분기점을 손수 찍다가 간격비가 4.669…로 수렴하는 것을 눈치챘다. 계산기가 느려 다음 분기점을 기다리는 동안 비를 암산으로 외삽한 게 발견의 실마리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느린 하드웨어가 낳은 통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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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요크 논문은 사실 샤르콥스키 정리(1964, 우크라이나어)의 특수한 따름정리에 가깝다. 냉전 탓에 서방이 샤르콥스키의 훨씬 강한 결과를 몰랐고, 10년 늦게 부분적으로 재발견한 셈이다. 그래도 “chaos”라는 이름값은 리–요크가 가져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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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소수점으로 로지스틱 사상을 돌리면 유한한 상태 공간 탓에 반드시 유한 주기로 떨어진다. 진짜 카오스는 실수 연속체에서만 살고, 컴퓨터 안에서는 “매우 긴 주기의 결정론적 수열”일 뿐이다. 그림자 정리가 통계량은 구제해 주지만, 개별 궤도의 비트를 난수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