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트레스카 항복 조건(Tresca yield criterion)은 재료가 항복하는지를 최대 전단응력(maximum shear stress)의 크기만으로 판정하는 항복 조건으로, 최대전단응력설(maximum shear stress theory)이라고도 부른다. 1864년 프랑스의 공학자 앙리 트레스카(Henri Tresca)가 금속 압출 실험에서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세운, 소성 이론에서 가장 오래된 항복 조건 중 하나다.
핵심 명제는 단순하다. “재료 안 어딘가의 최대 전단응력이 임계값에 도달하면 항복한다.” 금속이 결정면을 따라 미끄러지며(slip) 소성 변형하는 물리와 직관적으로 맞아떨어져서, 폰 미제스 응력 조건과 함께 금속 소성의 양대 기둥으로 꼽힌다.
2. 항복 함수[편집]
주응력을 크기순으로 라 하면, 최대 전단응력은 최대·최소 주응력의 차이의 절반이다(모어 원에서 가장 큰 원의 반지름이 바로 이것). 트레스카 조건은 이 값이 항복 전단강도 에 이르면 항복이라고 본다.
단축 인장 시험에서는 , 이므로 가 된다. 따라서 이고, 조건을 인장 항복강도 로 다시 쓰면
가 된다. 즉 트레스카는 오직 최대·최소 주응력만 본다. 중간 주응력 는 항복 판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조건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자 약점이다.1
3. 육각형 항복면 — 폰 미제스와의 비교[편집]
트레스카와 폰 미제스 응력 조건의 차이는 항복면의 모양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주응력 공간의 편차 평면(π-평면)에서 잘라 보면,
- 폰 미제스: 매끄러운 원(circle). 편차응력의 2차 불변량 하나로 정의되며 세 주응력을 모두 고려한다.
- 트레스카: 그 원에 내접하는 정육각형(hexagon). 여섯 개의 직선 변과 여섯 개의 뾰족한 꼭짓점으로 이루어진다.
두 항복면은 여섯 지점(단축 인장·압축에 해당하는 꼭짓점)에서 서로 만난다. 육각형이 원에 내접하므로 트레스카 항복면은 폰 미제스 항복면의 안쪽에 있거나 같다. 이는 곧 트레스카가 “더 일찍 항복한다”고 보는, 즉 더 보수적인 조건임을 뜻한다.
두 조건이 가장 크게 벌어지는 응력 상태는 순수 전단(pure shear, , )이다. 이때 트레스카는 에서 항복한다고 보는 반면, 폰 미제스는 에서 항복한다고 본다. 두 예측의 비는
로, 트레스카가 폰 미제스보다 최대 약 15% 낮은 항복 응력을 준다. 이 “약 15% 보수성”이 트레스카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숫자다.2 단축 상태에서는 두 조건이 정확히 일치하고, 순수 전단에서 차이가 최대가 된다.
4. 보수성과 설계 코드에서의 위상[편집]
트레스카가 더 보수적이라는 성질은 안전 여유를 중시하는 설계 규격에서 오히려 미덕이 된다. 대표적으로 압력용기 설계 코드(예: ASME Boiler and Pressure Vessel Code)의 전통적 응력 분류·평가 방식이 트레스카 기반의 응력 강도(stress intensity) 개념을 오래 채택해 왔다. 여기서 “응력 강도”는 , 즉 최대 전단응력의 두 배로 정의되며, 이를 허용 응력과 비교한다.3
이렇게 트레스카가 코드에 자리 잡은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원리가 단순해 손계산과 도면 검토에 유리하다. 둘째, 폰 미제스보다 안전 측(보수적)이라 규격의 보수성 요구에 부합한다. 물론 최신 개정판들은 폰 미제스 기반 평가도 허용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실측에 더 잘 맞는 쪽은 연성 금속에서는 대체로 폰 미제스이기 때문이다.4
5. 장단점과 수치해석에서의 취급[편집]
- 장점: 개념과 계산이 단순하고, 보수적이라 안전 설계에 적합하다. 모어 원으로 그대로 시각화된다는 것도 교육적 장점.
- 단점 1 — 중간 주응력 무시: 를 버리므로 실제 다축 응력 상태의 거동을 폰 미제스만큼 잘 못 맞춘다. 대부분의 연성 금속 실험은 폰 미제스에 더 가깝다.
- 단점 2 — 꼭짓점 특이점: 육각형의 여섯 꼭짓점에서 항복면의 법선이 유일하게 정의되지 않는다. 소성 유동 계산에서 흐름 방향을 정할 수 없어 특별한 코너 처리가 필요하고, 이 때문에 수치 구현이 폰 미제스보다 까다롭다.5
그래서 오늘날 유한요소 비선형 구조해석에서 금속의 기본 항복 조건으로는 미분 가능한 폰 미제스가 사실상 표준이고, 트레스카는 보수적 손계산·코드 평가·교육용으로 그 자리를 지킨다. 여담으로 정수압 의존 재료(흙·암반)에서는 트레스카의 압력 의존 확장이라 할 수 있는 드러커-프라거 모델이나 모어-쿨롱 조건을 쓴다.
6. 관련 문서[편집]
7.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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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주응력을 통째로 버리는 이 대담함이 트레스카의 매력이자 한계다. “가장 큰 것과 가장 작은 것만 보면 된다”는 단순함은 손계산 시대엔 축복이었지만, 실제 금속은 도 나름 신경 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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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이 숫자는 소성 시험 문제의 단골 손님이다. 15%라고 외우면 어림계산엔 충분하지만, 정확히는 15.47%다. 시험에서 15%라 쓰면 맞고, 논문에 15%라 쓰면 리뷰어가 킹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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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E의 “stress intensity”는 파괴역학의 “stress intensity factor “와 이름이 똑같아서 초심자를 반드시 한 번은 헷갈리게 만든다. 둘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이름 붙인 사람을 원망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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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이라는 말은 곧 재료를 실제보다 약하게 본다는 뜻이라 설계가 무거워진다. 안전과 경량화 사이에서 트레스카는 안전 쪽에 확실히 발을 걸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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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각형 꼭짓점 특이점은 드러커-프라거 모델이 모어-쿨롱 육각뿔을 원뿔로 매끄럽게 편 것과 정확히 같은 동기의 문제다. 뾰족한 모서리는 언제나 소성 솔버의 적이다. ↩